|
1. 어제 북한이 직접 나서 남한 여권 대선주자들의 방북 당시 언행을 공개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최근 남한 내에서 벌어지는 종북주사, 이념논란의 정도가 DJ 이래 지난 15년간의 암묵적 가이드라인을 넘어섰다고 판단하여, 여권 주요 대선주자들이 방북 당시의 언행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 북측은 작년에 북경 정상회담 비밀 접촉 당시 돈봉투 전달 사실과 그 내막을 폭로한 바 있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상황이다.
나는 이미 북한이 미국, 한국, 중국의 정권교체가 있는 올 연말 이전에 북측이 어떤 형태로든 승부수를 던지고 나올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문제는 남한의 대선에 북한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가 주요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의도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듯한 최근 우리 내부의 문제이다.
2. 북한 문제는 남한에 있어 그 체제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엄연히 존재하는 부정할 수 없는 대상이다.
북한 내부의 세습, 인권, 탈북자문제, 경제난, 비민족적 선군체제 등 객관적으로 비판 받을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방도는 없다.그냥 있는 그대로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최상의 길인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북한이 스스로 붕괴되어도 지금 남한 수준의 경제력으로 북한을 흡수해 유지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그렇다면 북한 문제를 다루는 관점은 철저히 『실용적인 공식적 대외적 입장』과 우리 『내부의 일정한 가이드라인』 즉 투 트랙으로 가야 하는 것이 현실적 선택이다.
정부나 정치인은 북한에 대해 가급적 공식적으로 먼저 자극하거나 흥분시킬 필요 없이 밀고 땡기며 대화나 교류 지원을 적절한 수준에서 하는 게 낫다.
그리고 북측의 핵 문제나 선제공격 등의 도발에 대해서는 짧지만 강한 대응으로 드라이하게 나가야 한다.정부가 나서 북한 문제에 감정을 섞거나 국민들을 먼저 자극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남한 내부에서는 최소한 동족이지만 때로는 위협적이기도 한 북한의 양면에 대한 법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모든 문제는 이 틀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
과거 서독도 동독의 서독 침투나 간첩행위, 서독 공산당 해산 등과 관련해 서독 체제 유지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침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격히 대응했다.
3. 최근 남한의 일부 친북세력의 활동 중에 개인의 사상이념의 양심의 문제와 실질적인 남한 체제 유지에 위협적인 친북 활동간의 경계가 무너질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남한 내 통일 평화 운동에 종사하는 이들과 과거 NL 학생사회 운동을 하다가 IT 벤처 사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주로 그러하다.
특히 IT 관련 소프트웨어 컨텐츠 외주제작과 관련해 중국을 통해 북한에 하청을 주는 회사들 중 일부가 이적 활동을 했다고 적발되었거나 앞으로도 적발될 소지가 농후하다.
문제는 지난 현 야권이 집권한 10년간 북한 문제에 대해 사회전반이 너무나 양분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야권과 진보진영의 경우 노골적인 친북활동 조차도 이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어느 정도 금기시 되어왔다.
지난 2007년의 민노당 내 종북 문제 발단 또한 공장에서 있을 수 없는 사태이었음에도 이를 지적한 측이 파벌문제로 매도되며 탈당했고 결국 세불리를 느껴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복당했다가 이번의 사단이 터졌다.
친북적 성향을 가진 정파 측이 당내 경선 부정을 저질렀고 이후 보수언론, 보수단체에서는 즉각 나서 이를 경기동부연합이라고 종북 조직의 오랜 활동의 매너리즘에서 비롯된 문제로 지적했다.
물론 그 지적의 상당한 부분은 개연성이 있고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다.보수단체가 일부 보수 언론이 나서 이를 지적하는 것이 이념 마녀사냥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이념단체나 일부 보수언론은 그러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 이석기, 김재연의 사상적 문제, 국가관 문제로 번졌고 이 문제 제기에 안철수, 박근혜, MB까지 나섰다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경기동부연합』 자료가 언론에 나오는 순간 나름대로 그 자료 소스에 대해 짐작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후 누가 누가 나서고 대충 어떤 일이 전개되어 갈 것이라는 감이 왔다. 아니나 다를까 MB까지 세번이나 나서 종북문제를 거론했다.견적이 이쯤 나왔으면 이후 어떤 일이 터질지도 안 봐도 뻔한 일이다.
4. 한국 보수가 왜 문제인가 하면 매사가 자기들만의 가치기준이 부재하여 좀 바뀌는 듯 하다가 곧바로 탄력적인(?) 복원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맞춤식 복지, 경제민주화, 민생 법안 제출,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을 강조하며 변화된 모습을 외관상이라도 보이다가도 곧바로 망설임 없이 이념문제를 정국주도와 대선 승리에 연결시켰다.
문제는 fact라도 정확해야 즉, 현 대목에서 이념문제를 제기하려 했다면 갖다 붙일만한 『납득이 가는』 소재를 제대로 찾았어야 했다.
이석기, 김재연이 잘못을 저지르고 욕을 먹는다고 이들의 사상을 걸어 제명 논리로 가는 것은 번지수가 한참 잘못 된 것이다.이는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면 부동산 투기 전력 의원을 제명하자고 하는 것만큼 잘못된 것이다.
문제는 MB가 나서 이념문제 바람을 잡는다고 당명까지 MB와 차별화 한다며 바꾼, 새누리당과 『미래의 권력』까지 나서 곧바로 이념조장에 가세한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150명이나 되는 의원 중 왜 공개적으로 이렇게 당이 되어 가는가에 대해 항의하는 의원은 찾기가 힘든 것일까?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에서 지방의 서민 보수층의 표를 많이 얻었다고 국민의 이념이 보수회귀로 변해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심해진 것 같다.
5. 서민보수는 진보진영이나 야권은 계급 배반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흔히 평가한다. 지난 총선 당시 지방에서의 새누리 승리도 이들에 기인힌 바 컸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흔히 목격된다.미국에서는 백인 노동자나 하류 서비스직종에 종사하는 저소득층이 투표 때면 기독교 복음주의, 낙태, 총기소유 등의 사회문화적 문제에 집착하여 정작 자신의 계급 이해를 배반하고 공화당에 투표하거나 티파티 같은 네오콘 운동단체에 적극 가담한다.
유럽에서도 실업청년 층이나 저소득층 중에 극우 민족주의 정당이나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외의 이런 『계급 배반형 서민보수』는 진보지식인이나 좌파 정치인이 언급하는 것처럼 이들의 잘못된 사회인식 탓 만이라고 할 수 없다.
『서민 보수』가 탄생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진보진영이나 좌파 내지 사회개혁 진영의 인맥 네트워크나 아젠다, 이슈가 대체로 중산층 이상의 상류 지식인을 대상으로 설정되는 경향이 갈수록 심해지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밥걱정 안 하는 상류 지식인층 중에 좌파가 아닌 사람이 거의 없다.
흔히 벤츠, 캐비어좌파라 불리는 이 사람들은 뉴욕의 여피들처럼 고소득 전문직이나 상속계급으로서 시간과 돈이 넘치고 멋진 옷을 입고 우아한 생활을 하며 『뉴욕타임즈』와 『뉴욕커』를 읽으며 입으로 진보와 사회개혁을 외친다.
그런데 이들의 신상은 눈앞에 산재해 있는 서민의 삶 즉 민생을 외면하고 멀리 아프리카 수단 지아푸르 문제나 지구온난화나 이산화탄소 감축 논쟁에 몰두한다.
따라서 상류 지식인과 이들과의 네트워크에 연계된 상대적인 진보정당은 아젠다 position에 있어 정작 자신의 지지기반인 서민층의 기대를 외면하기 쉽상이다.
6. 이번 미국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계급적인 후보인 오바마가 의료보험 개혁이나 월가 금융규제 법안 등에서 보이는 태도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