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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9년 연말 MB가 친히 나서서 수주(이도 사실과 다르다고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바 있다)했다고 자화자찬한 UAE원전 4기가 벌써 수주한지 2년 반이나 지났다
그 사이 200억불 공사 자금 조달 방식을 둘러싸고 우여 곡절이 많았으나 지난 주 초 수출입은행은 대주단 구성이 마무리 되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조건은 한국 측 수출입은행이100억불 조달, 외국계 은행 100억불 조달 등으로 되어있었으나 외국계 은행 측 조달이 지지부진해왔다.
결국 아부다비 측 은행이 100억불을 조달하되 한전 측이 이를 보증하는 조건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지난 연말 내가 언급한 바 있다(이 조건으로 아부다비 족장이 소유한 아부다비 은행의 한국진출이 올 중반기 논의되고 있다고도 추정한 바 있다. 수쿠크(이슬람 채권) 재도입 시도도 이와 무관치 않고)
2. 그런데 지난 주 초 수출입은행 측은 자신들이 100억불을 대출하고 미국 수출입은, 아부다비 현지은행, HSBC, CS 등이 참여하는 대주단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수출입은행은 UAE 정부와 협상을 통해 금융지원 방식을 기존의 PF방식에서 CP방식(코퍼레이션 파이낸싱: 기업금융방식)으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PF 방식은 자금을 공동으로 빌려주는 『금융회사 컨소시움』 즉 대주단이 돈을 조달해 UAE 원전 project 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원전을 건설한 뒤, 거기서 나오는 전기를 18년간 팔아 대출금을 갚는 조건이었다.즉 쉽게 말해 PF란 사업 시행자 측이 이 사업의 불확실성을 책임져야 하는 형태의 금융조건이다.
중동이라는 지역성과 원전고유의 특수성과의 관계, 처음으로 원전을 수출하는 한국측의 기술조건, 기타 원전을 둘러싼 외교안보적 요인 등의 우려되는 요소들 때문에 국내외 금융사들이 지난 2년간의 MB 정부의 별별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뜻 자금조달 대주단 측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때 한전 측이 최후 책임 보증하는 조건으로 외국계은행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것이다.그런데 UAE 측이 왜 갑자기 자신들이 사업의 위험성을 다 책임져야 하는 원리금 전액보증에 선뜻 나선 것일까?
3. 사실상, 국가와 국가 간의 계약인 이번 UAE 원전 financing 계약에서 수출입은행측 말대로라면 UAE 측이 선뜻 자신에 매우 불리한 CP 계약에 응한 것 -즉 자국이 공사대금 원리금 전액 보증을 수용한 것-은 『경사』라기 보다 뭔가 『함정』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번 UAE 원전 수주에 있어 가장 큰 두 가지 부분은 『loan structure』(금융 PF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nuclear waste treatment』(원전 폐기물 처리)이다.즉 하나는 원전 공사대금을 어디서 빌리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폐기물 처리를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UAE 측은 2009년 초 미국과 맺은 원자력협정(123 협정)에 『UAE 영토 내에서 폐 연료봉과 같은 고준위 폐기물을 보관하거나 재처리 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있다는 점을 작년에 내가 폭로한 바 있다(이는 이후 여러 문건과 신동아 보도를 통해 확인되었다)
따라서 폐연료봉 등 고준위 핵 폐기물처리 책임은 전적으로 공사수주자인 한국 측에 있는 것이다.따라서 수주 이후 벌어진 2년 동안 금융 PF 추진이 잘 안된 것 또한 원전사업 고유의 추진구조를 잘 아는 외국 금융기관들이 원전 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한국 측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에 대출(loan)을 꺼려온 것이다.
그러면 아직 원전 폐기물 처리 방법이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왜 UAE 측은 공사 대금 전액 보증에 나선 것일까?
4. 한국 측은 2009년 말 UAE 원전 수주 직후, 곧바로 미국 측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 내용 중 『한국측의 원전 폐기물 재처리 허용』을 이례적인 강도로 압박해왔다(이 내용 또한 위키리크스 내용에 자세히 있고 독일기자도 폭로한 바 있다고 내가 언급한 바 있다)
2010년 1월 이후, 한국 측은 독자 개발한 파이로 프로세싱(pyro processing)이라는 건식 재처리 방법으로 핵 폭탄의 연료가 되는 플루토늄이 별도 추출이 안되게 처리하는 노하우가 있으니 이를 2014년 한미원자력협정개정에서 허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강하게 요구해온 것이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에 대해 수 차례 열린 실무회담서 『파이로 프로세싱은 미국이 오래 전부터 검토해온 방법이지만 아직 실용화하고 있지 않다』(미국은 아직 핵 폐기물 재처리를 자국 내에서 하고 있지 않다)며 한국 측이 주장하는 이 방식의 기술수준, 상용화 가능성, 엄청난 비용을 지적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현재 한국측 기술 수준이 일천하고 상용화까지 엄청난 기술진보와 시간이 소요되는 것도 문제지만 설사 한국 측이 완벽한 기술요건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북핵폐기를 요구하고 동북아에서 중국,일본 측과의 군사적 긴장을 의식해야 하는, 미국 측은 이를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도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핵 전략에 있어 한-일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으니 독자 핵개발을 말고 MP(미사일 방어)전략에나 열심히 참여 해라는 것이다.
북경까지 직선으로 불과 1000km가 좀 넘는 한국이 만약 핵을 보유할 경우 나타나는 중국의 반응은 매우 거칠 것이다.따라서 현재 미국 측의 한국 핵 재처리에 관한 공식입장을 『절대 안 된다』이다.
이후 한국측은 광대한 사막 초원을 보유한 몽골 측에 핵 폐기물 처리를 타진한 바 있다고 내가 전에 언급한 바 있다.그러나 몽골로의 육상 공격 수송이 몽골을 둘러싼 양대 초강대국 러시아와 중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이는 도저히 불가한 것으로 결론이 난 걸로 보인다.(몽골과 군사동맹인 미국과 일본도 이를 시도했으나 결국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핵폐기물 재처리, 해외반입 처리 등 핵 폐기물 처리와 관련되어 가능한 모든 수단이 현재까지 막혀있는 상황이다.
5. 원전 공사대금 파이낸싱과 맞물려 있는 핵폐기물 재처리가 완전히 막혀있는 상황에서, UAE 측과의 원전 계약 내용에 대해 한국 정부, 한전, 수출입은행 측 등은 『UAE 측이 요구한 보안유지 사항』이라며 일체의 세부 계약내용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의 수출입 측의 발표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좋아할 일이 아니라 UAE 측의 한국과의 결별 수순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 이와 관련해 UAE 측이 재처리가 가능한 다른 나라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아마 프랑스 아레바가 아닐까 짐작한다)
UAE 측도 한국이 미국과의 원자력 협정개정을 해서 재처리를 하겠다는 약속이 잘 성사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관계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UAE 측이라고 왜 정보가 없겠는가? 따라서 UAE 측은 한국과의 관계에서 차후 이런저런 시비가 걸릴 수 있는 금융조달 등의 책임을 자신이 질 테이니 『너희들은 핵폐기물 재처리 문제안 빨리 해라』고 마지막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6. 우리 정부측이 워낙 계약내용을 보안, 비밀 운운하고 있고, 국회나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어 계약내용 중 일이 잘못될 경우 책임소재, 배상, 계약해지 등 클레임 조건은 현재로선 알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국제원전 건설계약의 상식을 따지면 집(원전)을 지어주는 사람이 화장실(폐기물처리)도 당연히 같이 지어줘야 하고 이런 『화장실을 갖춘 온전한 집에 대해서만 파이낸싱이 된다』는 것이 상식이다.
따라서 이번 UAE 원전 계약 내용도 당연히 화장실 갖춘 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