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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6.9 전당대회에서 결국 이해찬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해찬 후보가 김한길 후보를 총계 0.5% 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따돌리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것.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전국을 순회하며 실시한 대의원 투표도 그렇고, 여론조사 결과도 김한길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 전국을 순회하며 실시한 대의원 투표에서 김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섰다.
모두 10차례 지역 순회 투표에서 김한길 후보는 울산,경남,충북 등 무려 7곳에서 1위를 차지한 반면, 이해찬 후보는 부산과 대전.충남 등 단 2곳에서만 승리했을 뿐이다.
전남 광주에서도 김 후보가 이 후보다 앞섰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날 공개된 수도권과 정책대의원 투표에서도 이 후보가 1886표, 김 후보가 2288표를 얻어 김 후보가 402표 차이로 앞섰다.
그러면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는 어떤가.
지난 달 28일 밤 <한겨레> 인터넷판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민주통합당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김한길 후보가 46.2%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해찬 후보는 39.8%로, 김 후보에게 무려 6.4%포인트 뒤졌다.
특히 전체 대의원의 48%가 몰려 있어 최대 승부처로 여겨지는 수도권에서도 김 후보가 이 후보를 앞질렀다.
경기·인천은 김 후보 46.8%, 이 후보 39.4%였다. 김 후보는 서울에서도 47.4%로 이 후보(45.5%)를 근소한 차이로나마 앞섰다.
즉 대의원도 김한길을 선택했고, 민심도 김한길의 손을 들어 주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해찬 후보가 승리했다.
모바일 투표 때문이다.
실제 모바일투표 결과를 보면 이 후보가 6만5214표, 김 후보가 6만2735표를 기록해 김 후보가 무려 2480표나 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말 이상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앞서 이미 밝혔듯이 이 대표는 지난 한달간 전국을 돌며 실시된 권역별 대의원 투표 과정에서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으로 인해 거센 역풍을 맞아 당권에서 멀어졌다. 민주당 전국 지역 대의원과 정책 대의원들도 이해찬 대표에게 등을 돌렸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민심도 그를 외면했다.
그런데도 이해찬 후보가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됐다면 그게 과연 정상이겠는가.
대체 소속 정당 대의원들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국민의 마음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모바일 투표에서는 승리할 수 있을까?
모바일이 스스로 생각해서 이해찬 대표에게 표를 몰아 줄 리도 없을 텐데 정말 이상한 일 아니겠는가.
혹시 어떤 편법이 동원된 것은 아닐까?
모바일 투표는 지난 4.11 총선 당시부터 선거인단 대리접수 및 노년층의 의견이 무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되었었다. 실제 선거인단 인터넷·모바일 접수, 모바일 투표 제도의 허점을 활용해 아르바이트생 동원한 인터넷 대리접수가 횡행하였다.
실제 인터넷 접수의 경우 공인인증서 등으로 본인 인증 절차만 규정했을 뿐 특정 IP로 신청할 수 있는 사람 수를 제한하지 않았다. 즉 아르바이트생 대리접수가 가능해져버린 것이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 허수로 드러난 일도 있었다.
혹시 이해찬 후보의 승리 뒤에도 이런 부정한 방법이 동원 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당심과 민심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선거방식은 그것이 어떤 방식이든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그나저나 이제부터 민주당 대표가 되려면 당심도 민심도 아닌, ‘모바일’의 눈치를 보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기계의 눈치를 보는 인간이라.
마치 종말을 앞둔 인간세상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하기 그지없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