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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야를 막론하고 신당과 관련된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러한 신당 발언은 정계 개편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이미 밝혀진 바 한국 정당의 평균 수명은 3년 정도이다. 그나마 한나라당이 이 평균치를 넘어서 10년 이상을 버티고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박근혜 전 대표의 행동에 따라 분열될 가능성은 여전히 잠재하고 있는 형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서 만들어졌던 열린우리당이 끝내 제 역할을 충족하지 못하고 1년 반이라는 짧은 수명으로 폐당되었음은 시사하는 바 크다. 이렇듯이 한국의 정당체제는 취약하고 역사가 일천하다. 그 결과 부침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정당 창당의 이념이나 정체성이 무시된 상태에서 오로지 인물 위주의 정당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또 다시 분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국민참여당이 창당되면서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 시스템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제1 야당으로서 민주당이 보이는 무능과 무기력 그리고 민생은 도외시한 채 반대만을 위한 행동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결국 국민참여당이라는 정당의 출현을 야기시킨 꼴이 되었고 이는 자업자득의 결과라고 하겠다.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05년, 고건 전 총리에 의한 신당 창당설이 정계 개편의 주요 화두로 등장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신당 창당은 불발로 끝나고 말았다. 그 이유는 조직화된 정치세력의 기반이 미약했기 때문이었다. 고건 전 총리의 개인적 인지도에 초점을 맞추고 국민후보로 추대받기를 꿈꿨던 유치한 수준의 정치행위에 불과했다.
고건 전 총리의 개인적인 대중인기에 의한 여론조사는 정계 입문 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고건 전 총리 스스로 정계에서 은퇴하게 만들었다. 이렇듯이 정당 창당의 이념과 정체성에 충실하지 못하고 정치인의 개인적 인기도에 의존하여 실패한 결과는 흔한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는 한국 정치의 부끄러운 정치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도 우리 정치는 정치인 개인의 인기와 지지율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국민참여당이 창당과 함께 출발하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이어 3위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이유는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민주당은 유시민과 같은 대표적 정치인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2월 1일에 폴리뉴스가 모노리서치와 합동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유시민은 34.0%의 박근혜에 이어 9.8%의 지지를 보였다.
반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대선후보 8명의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4% 지지율로 꼴찌를 기록했다. 그나마 민주당의 손학규 전 지사가 6.9%, 무소속의 정동영 의원이 5.7%를 보였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향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내용이지만 현재의 민주당은 대표적 인물도 없는 상태에서 한국적 정당의 구성이라는 시스템에 의하면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라 하겠다.
정당은 선거를 통해서 존재의 이유를 가진다.
2010년에는 지방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패배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는 과거 열린우리당이 집권 여당의 시절 한나라당이 지방선거를 위시하여 모든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었던 결과와 비교된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으로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민참여당의 창당과 소수 야당의 분열로 인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국민참여당은 민주당과 함께 연대와 경쟁을 선언하고 있다. 영남권에 대해서는 연대를 그리고 호남권에 대해서는 경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다. 스스로 족쇄를 차고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호남지역을 근간으로 하는 이미지 탈피에 노력하고 영호남을 초월하는 정치상품을 내놓지 않는 상태에서는 정치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
자칫하면 민주당은 또 다시 국민참여당에 의한 분당으로 주저앉게 될 것이고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의중 여하에 따라 분당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형국이다. 여기에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전 대표의 충청권 신당 창당은 이래저래 정계 개편의 큰 시발점으로 나타나게 된다. 인물 위주의 신당 창당이 지속되는 것은 한국적 정당 시스템이 아직도 유치한 단계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