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참 이념논쟁에 열을 올리던 언론들이 주말 들어 새삼스레 전세계적 경제위기 재발에 호들갑을 떨고 나섰다.
주요 투기 자본인 상류층의 입맛에 맞추어 투기를 부양시키고자, 2008년부터 갈수록 심화되어 왔던 대공황 위기를 애써 축소 외면해왔던 것이 한국과 세계의 투기를 부추기는 언론, 경제학자,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의 본질이다.
이들이 진정 각국 국민들의 처지를 생각했더라면 위기의 본질과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정책 전환에 나섰어야 했다.
원래 정치인들이란 입으로는 국가와 민족, 세계 평화 운운하지만 이들에게는 정치적 승리, 임기, 재선 등 만이 중요할 뿐이기에 복잡, 미묘, 심각, 오묘한 거시 미시적 경제 정책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잘 이해되지도 않는다.
또 위기의 퍼펙트 스톰이 몰려와도 코가 물에 잠기기 까지는 『위기의 회피와 지연』 즉, 손수건을 다른 후임자 누구에게 떠 넘길지를 고민할 뿐이다.
나아가 각국 경제 정책을 유착 지배해 온 주류 경제학자의 한계가 이번 대공황 위기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관변, 정치, 금융, 대자본과 유착된 주류 경제학은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다.
2. MB 정권은 임기 4년을 넘기면서 그리스 보다 더 심각한 가계부채와 그 이자를 남겼고, 국가 부채가 770억~ 1400억 사이의 어디쯤에 머물게 했다(최소 1000조 이상으로 확신) 또 가계 부채는 금융권, 신용, 사채에서 1000조에 육박하고 부동산 담보대출 440조와 거대한 PF 대출부실로 금융권이 위기에 놓여있다.
주요 공기업, 지자체 다수가 쉬쉬하며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다.최근 한국 경제를 떠 받쳐 온 수출이 EU, 미, 중 등 주요 3개 시장이 모두 흔들리고 내수가 부진해지며 올해 성장률이 3.5%도 못될 것으로 예측되어 5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MB만의 탓만은 아니지만, 그가 2008년 금융 위기를 잘 대처해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거짓 선전에 스스로 도취되어 이후 권력을 사유화하며 대공황 위기 극복보다 자신의 이해에 몰두해 온 잘못은 전적으로 그 책임이다.
2008년 금융위기는 한국과는 관계없이 벌어진 일이다. 오히려 취임과 동시에 국내 금융시장을 외국 단기투기자본에 활짝 열어재껴 다시 외환위기와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위기 입구에 직면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했을 뿐이다.
이후 금융위기 극복은 MB의 고유한 거짓말 brand가 되었고, 이 거짓말에 스스로가 도취되어 금융위기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G20까지 서울에서 개최했다.
그러나 한가로이 『시장 결정적 환율제도』와 『투기자본 규제대책』을 논의하던 와중에 유럽의 국가재정위기, 각국 실물경제 위기와 더불어 유럽 전체 금융위기로 확장되고 있었다.
나 같은 사람조차 재작년 말 이후 숱하게 미국, 유럽의 이번 경제위기는 대공황으로 전화될 수 밖에 없는 필수적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MB 정권 각료는 물론이고 국내 어느 경제학자, 교수, 연구원도 그 심각함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주식, 펀드, 파생상품 및 부동산 등 투기장려에 몰두하며, 일시적 위기임을 지적하고 『All is well』이라는 식의 『결국 모든 것은 잘 될 것이다』는 점쟁이나 샤머니즘적 경제 예측에 몰두했을 뿐이다.
나는 작년 초부터 『한 주는 맑았다, 한 주는 흐렸다』 하는 일기예보 식의 섣부른 경기 추측에 나서지 말고 현재 진행되어가고 있는 세계 경제의 본질을 찬찬히 분석하면 단기간에 출구가 없는 장기적 대공황 임이 분명하다고 누누이 언급한 바 있다.그리고 그 『발생원인과 위기의 본질』을 세밀하게 분석한 틀들을 제공한 바 있다.
3. 지금 그리스보다 몇 배 더 심각한 것은 유로존 경제 4위 국가 스페인이다. 2007년까지 겉으로 멀쩡하던 나라가 부동산 투기 붐에 말리면서 거덜이 나고 있다.
1분기 석 달 만에 위기를 느낀 자본이 141조나 빠져나가는 『bank run』 현상이 본질화되고 있다.과거 10%가 넘는 수준이던 스페인의 대출금리가 유로존 통합되면서 3~4% 수준으로 떨어지자 개인, 지방정부, 중앙정부 할 것 없이 너나 앞다퉈 부동산 투기와 토건 개발에 앞장서 나갔다.4~5% 이상 수준인 실질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데 누가 투기에 나서지 않았겠는가?
수백 년간 자기 식의 소박한 생활양식을 고수해오던 이 나라가 갑자기 뒤늦게 서울 강남 부동산 투기꾼 수준으로 되어버리면서 개인, 공공 할 것 없이 모두가 투기 수익으로 유럽 선진국가 수준의 신분으로 상승되는 듯한 『거품 자산효과』를 누렸다.그러나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며 모든 일은 끝이 있는 법이다.
국가 주력업종이 건설, 토건, 금융, 관광으로만 내몰린 이 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투기 거품이 꺼지면서 은행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에 넘어가는 집이 속출했다.길거리로 내몰리며 건설 토건 일자리는 대부분 사라졌고 유럽전체 경제위기가 심화되며 관광객도 줄어들고 별장, 콘도 등의 외국인 투기도 사라졌다.
그래서 남은 것은 5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률(전체실업률 22.9%)과 1분기에 GDP 10% 수준의 뱅크런 국채이자 신용부도 수준의 접근(7%), 자산3위 국영은행 방키아의 파산위기, 국가재정의 거덜, 1800억 유로의 주택대출 회수불능, GDP 165%의 국가부채, 연 GDP 6%의 재정적자의 부도직전 국가이다.
스페인의 위기는 허약한 국내 경제 체질을 외면한 정부가 외국에 투자를 개방하여 대외 채무에 의한 부동산 투기 붐을 장려해오다 결국 국가부도 입구에까지 온 것이다.
1975년까지 군사 독재자 프랑코 총통이 40여 년간 폐쇄경제로 유지해 오면서도 버텨오던 경제가, 민주정권이 들어서며 대외 차입과 투기를 장려하다 30여 년 만에 거덜이 난 것이다.
4. 오늘날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의 경제위기의 본질은 섣부른 EU 및 유로존 가입, 이에 따른 갑자기 변한 금리와 신용수준, 환율의 변화 등 경제 환경의 변화를 국가 수준의 상승으로 오해한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에 의한 『인재』라고 봐야 한다.
세상에 『공짜 점심(free lunch)』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럼에도 남 돈으로 흥청망청 쓰고 국민들에 나눠주고 과도한 인프라 건설 하다가 망해버린 것이다.
요즘 스페인은 초중등 학교가 문을 닫고 통폐합하며 인구 10만 도시에 공공병원이 다 문닫고 하나 뿐이며 그것도 의사, 간호사가 해고되어 암이 걸리면 외국 나가지 못하면 죽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또 젊은이는 일자리를 찾아 세계 각국으로 흩어져 유랑하고 있다.
작년 11월 20일 실시된 총선에서 2004년 이후 집권해오던 좌파 정권 사회노동자당(PSOE)의 사파테로 총리는 경제 실정의 여파로 선거에서 패배했고 대중당(PP)의 라호이가 집권했다.
선거의 최대 이슈는 『경제실정 응징 투표』였다.이미 프랑스도 사회당으로 교체됐고 지금 재 선거를 목전에 둔 그리스 또한 정권교체는 이미 확정적이다.
스페인, 그리스처럼 한때 대외개방, 대외차입으로 잘나가던 아일랜드도 작년 2월 25일 치러진 선거에서 60년 가까이 집권해오던 공화당이 15% 수준 득표로 참패해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이번 선거의 쟁점 또한 경제문제이며 거액의 국채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선거를 지배했다.포르투갈 또한 작년 7월 6년 만에 우파 사회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됐다.
지금 유럽경제에서 제일 잘 나가는 독일 또한 메르켈 총리의 집권 기민당(CDU)이 금년 5월 13일 노르트라인, 베스트 팔렌주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지지도가 추락하고 있으며 내년 9월 대선에서 패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잘 나가는 독일같은 나라조차 정부의 긴축 정책이 심판 받은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