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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는 철도노동자들의 파업이 거의 연례행사, 때로는 일년에 몇 번씩 일어납니다. 그래도 시민들은 불편해하긴 하면서도 불평하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만일 자신들이 불편하다고 해서 파업을 하는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자신들도 그런 경우를 겪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물류 운송량은 절대로 무시할 수준의 것이 아닌것은 모두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철도의 여객 운송량 역시 상당할 것입니다. 그렇게 철도가 중요한 나라에서, 철도노동자들이 파업을 했습니다.
문제는 정부의 반응입니다. 과거와 같이 '기득권을 지키려는 파업'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정부의 이른바 '담화문'이란 것이, 철도조합원들을 분노하게 하여 단결력을 더 높여주었고, 철도공사의 어설픈 해명이 네티즌들 반발을 사는 것이 객관적 현실입니다.
심지어는 항상 어떤 사안들에 대해 정부편만 들어준다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때로는 편파적이기까지 한 법조계까지도 철도 파업의 불법 규정이 무리한 해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야당까지 가세, 철도파업을 불법 파업이라고 매도하는 정부 여당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거개의 국민들은 이 파업이 적어도 '불법'이 아님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멀리서 한국의 철도 파업을 지켜보고 있는 저로서는, 규정대로의 대화를 요구하는, 즉 '법에 분명히 규정되어 있는 민주적 절차'를 요구하는 것이 어째서 정부여당으로부터 '불법'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한국이 진정한 법치 민주주의 국가가 되자면, 분명히 '잣대'부터 공정해야 합니다.
대화 하겠다는 사람들을 '빨갱이' '용공' '파렴치한' 등으로 몰아 저항 세력의 기를 꺾으려 들고, 마음에 안 들면 '불법'으로 규정하려 하는 것... 이승만 때부터 써먹은 그 오래되고 낡은 수법이 통한다면 사실 그게 더 슬픈 일입니다. 이래서 우리는 역사를 더 철저히, 객관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거구요.
파업노동자들이 하루빨리 자신들의 의사를 관철시키고, 힘차게 노동의 현장으로 출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