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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은 의외의 결과가 많았다.
어떤 저명한 정치학자는 이번 선거가 기이하고도 기이하다고 했다. 비정상적인 납득할 수 없는 선거라는 것이다.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폭정이 민심이반을 불러일으켰는데 이를 심판할 유권자들이 오히려 이 정권의 동업자인 새누리당을 과반수의석으로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 하나이고 18대 국회와 보궐선거 등에서 야당을 지지했던 강원도와 충청도 지역이 거의 새누리당의 빨간색으로 도배한 것이 둘째다.
영남의 여권과 호남의 야권당선은 전통적으로 지역주의가 여전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야성이 강한 부산 경남이 겨우 3석을 차지한 것은 민심을 못 얻은 탓이 크다. 강력한 리더와 전략, 야권의 결속이 매우 허약한 것도 문제점이다.
친노의 고장 부산에서 민주당이 약진할 줄 알았지만 겨우 체면만 세운 것은 참신한 인물발굴과 전술전략에 태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대체 27살 밖에 안 되는 세상의 초년생 여성한테 차기대권후보인 문재인같은 거물급인사가 겨우 턱걸이로 이겼다는 것은 언어도단으로 시사점을 던져준다. 물론 박근혜비대위원장이 부산경남에 공을 더 많이 들인 효과도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야권연대는 실패했다. 이명박정권의 온갖 부패와 비리를 심판하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새누리당의 공격을 막아서 과반수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정상인데 역공당해서 정반대가 되어버렸으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설마 국민들이 과반수를 만들어 주고 새누리를 압승시켜 이명박 정권을 국정조사와 청문회로 막힌 국민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해줄줄알았는데 그 반대라니 알다가 모를 일이고 그저 기가 막힐 일이다.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듯이 아니나 다를까 선거 패배이후 민주당은 각종언론을 통해 패배의 변을 늘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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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 유권자들이 외면한 총선
18대 총선보다 낮은 54%의 총유권자가 투표한 이번선거에서 야권이 60%이상의 투표율을 기대했지만 낮은 것은 야권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탓이다.MB심판 등 네거티브전략이 특히 지방에서 먹혀들지 않았고 공약과 비전이 약했으며 새누리당에 비해 새인물과 쇄신이 부족했다.
그리고 당내 기득권과 계파갈등에 공천 잡음이 많았고 오만한 자세로 일관했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승리한 것은 MB정권의 심판이 불리한 판세를 만들어 주면서도 과거단절과 미래희망을 호소한 것이 주효했다. 친이명박세력이 거의 무너져 사실상 박근혜비대위원장 한사람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유세한 것도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그에 비해 야권연대는 수십 명의 최고 선수들이 뛰었지만 결집력이 부족했다.
또 하나 새누리당은 수개월 전 비대위를 만들고 전통적 좌파색깔인 붉은색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공천혁명을 시도했다. 물론 친이계는 쑥밭이 되었으나 대운하와 사대강 전도사 이재오와 한미 FTA책임자 김종훈과 무상급식반대론자, 언론탄압 인사들을 대거 당선시켰다.
이들은 MB정권의 최측근실세들로 정권의 폭정을 상징하는 인물이었으나 야권의 전략미스와 소극적인 공격으로 당선시킨 것은 큰 실책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 본다.
그러나 야권이 공천쇄신 물갈이가 30%인데 비해 여권은 무려 50%이상의 정치신인이 들어섰지만 국민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는 인물로 채워졌다. 과거 같으면 지명도가 높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번은 예외다 할 만큼 기형적이다.
국민들은 걱정이 많다. 총선이 무난하게 끝났으나 19대 국회가 잘 굴러 갈런지 혹은 대선까지 여야양진영이 최고의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에게 고통을 줄이고 희망을 줄건지 대선후보는 어떤 사람이 나와 국민을 잘 이끌어갈런지 미래에 대한 불안이 앞선다.총선전후를 통해서 물가폭등과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4.11총선이 세대 지역 이념으로 표가 갈라졌지만 대선은 그 모두를 아우러야 승리한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지역민의에 따른 국회의원과는 다르게 국민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이어야 하므로 변화와 개혁의 화두를 가지고 있어야한다.
MB정권이 최악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이 정권이 4년 전 대선 때와는 다르게 온갖 차별정책과 기만 억압과 언론탄압 민간사찰과 부정부패로 일관해온 탓이다.과거정권 같았으면 또는 이번에 여소야대로 바뀌었으면 정권탄핵이 성사되었을 것이다.
국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정권은 시대를 막론하고 반민주주의적인 폭정을 단행하면서도 수치를 모른다.보수여권이 결속되고 반대로 진보야권이 분열되어 정권탄핵의 기회를 잃었다. 야권이 국민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명숙대표가 물러났지만 어떻게 거대여당을 상대로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서 연말대선에 임할 것인지 통찰하고 숙고하면서 겸허한 자세와 최고의 전략으로 통합을 이루어 내야 할 것이고 여권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혁신과 MB정권의 실패를 극복할 뚜렷한 차별정책이 있어야 대선에 성공할 것이다.
<윤소암/시인, 정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