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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철수가 다시 대권에 출마한다는 보도가 연이으며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안철수는 작년 9월 그 등장 시점부터 그 자신의 정체성과 한계 그리고 배후가 뻔한 것이었음에도 여야 정치권의 대권 쟁취욕 때문에 그에 대한 판단과 검증은 유예되어왔다.12월 연말 대선에서 그 누구도 독자적으로 대선 승리를 장담할 만큼의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번 총선의 결과 또한 이러한 불가측성을 더 가중시켰다.
새누리당의 예상외의 총선 승리와 이후 대선 주자로서 박근혜 지지율의 독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PK, 2040 등에서 불안함은 여전히 대선 승리의 확신을 유예시켰다.야권은 문재인의 역할과 한계, 대타주자의 부재 그리고 기존 야권연대의 한계를 노출시켰고 따 논 당상과도 같은 대권승리가 갑자기 멀어진 듯 느껴지게 되었다.
안철수의 조기 등판 설이 제기된 배경은 총선 이후, 더 이상 안의 애매함과 소극적 활동방식으로는 안 스스로가 의미 있는 대선후보로서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이번 주 들어 역전되어 박의 우위로 나타난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지난 9월 등장 이후 그가 보인 여야를, 이념을 넘나드는 전략적 애매함과 모호함으로 포장된, 이미지 중심의 그의 정치 행보 때문에 최근 들어 그에 대한 대중의 피로증세가 확연히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총선 국면에서 그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그는 3차례의 강연과 특정후보 지지메시지 등 나름대로 언론 노출 빈도를 높여왔다.
그러나 그의 총선 투표 캠페인이 미니스커트 운운발언은, 비키니 입고 대로를 활보한 총선 조차 인기몰이로 이용한 무개념 연예인과 별반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투표율 또한 높지 않았다. 한마디로 청년세대에 대한 그의 영향력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는 박근혜에게 집중되었고 안의 이미지, 강연,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한계가 왔다는 점을 실감한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그는 특정 사회현안에 대한 의견 표출과 그의 사회개혁 방안의 제시 그리고 정치 조직화가 시급한 상황이 되었다.
2. 작년 9월 이후 지금까지 그의 정치 입문 과정은 매우 성공적이었으나 지금부터는 『성공의 역설』을 실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그에 대한 대중의 열광과 지지는 사실상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기 힘든 막연한 이미지에 기반했고 이는 무임승차와도 같은 싸우지 않고 『공짜(free)』로 거저 얻은 노획물이었다.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그것은 공짜가 아니라 오랜 기간 역대 정권과의 신뢰구축에 의해 획득되어진 노력의 결과였다.
나는 올 초 안에 대해 열광적 지지를 보내는 한 방송사 작가를 본적이 있다. 한번도 안을 본적이 없는 그는 『안이 자신의 멘토』라며 안에 대한 맹목적 지지를 표명했다.그러나 그와의 대화 결과 그가 안에 대해서 알고 있는 지식의 모든 것은 『황금어장』 프로 출연 당시 나온 멘트들이 거의 전부였다.
현재 안의 지지를 떠 받치고 있는 2040세대의 열광은 일종의 연예인급 우상에 팬덤(fandom)현상이며 기존 정치권의 지지양상과는 판이하게 다른 측면이 있다.안의 지지자 또한 안이 자신들의 기대에 걸맞게 기성정치인의 행태와는 아주 다른 화성에서 떨어진 위인이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술하다시피 그는 DJ, 노통, MB, 삼대 정권에 걸쳐 권력핵심과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는 탁월한 처세술의 달인이지 결코 화성인이 아니다.그리고 이러한 정권과의 근접관계 구축은 그 자신의 허허실실 한 듯 비춰지는 포장 홍보 능력과 집요함이 없으면 불가능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안의 이미지 구축(벤처신화, 자기희생) 등은 MB의 이미지 구축(야망의 세월)과 매우 흡사하다. 또한 그의 3대 정권과의 돈독한 관계 구축에 의한 성장 과정은 MB의 집요함과 근면성에 결코 못지않은 것이며 명성이라는 명분과 실리(재산)을 동시에 구축해 온 것 또한 서로 비슷하다.
한국에서 3대 정권에 걸쳐 15년 이상 스타로 살아남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MB가 30년 가까이 정회장 밑에서 신임을 받아 회장직까지 오르고 정치인, 서울시장에 까지 이르런 것과 비슷한 성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마음 먹었으면 할 수 있었을 국무총리, 장관, 의원을 마다하고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향해 줄기차게 이미지 형성을 해 온 점은 기업 CEO, 국회의원, 서울시장, 대통령 자리를 하나씩 쟁취하며 살아온 MB 방식과 대비된다.
한국에서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등장한 정치인은 2002년 MJ, 2007년 문국현이 있었다. 그러나 MJ와 문은 당시 정권 관계나 다루는 솜씨 그리고 대중적 이미지 메이킹에서 안의 테크닉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한 경제위기 이후의 시대적 볼안과 2040세대의 상실감, 경제적 변화 그리고 야권과 진보진영의 한계가 안에게 이전보다 훌륭한 서식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안의 어리버리하고 어수룩해 보이는 언행 뒤에는 MB와 유사한 의도적 연출에 의한 집요함이 담겨있다.
그러나 이러한 안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는 직접 검증의 틀을 넘어야 하고 자신이 노력해 지지를 유지해 가야한다.
3. 그러나 안이라는 모호한 실체가 유력 정치적 대안으로 떠오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당사자는 여야 기존 정치권이다.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쟁취라는 거대한 먹잇감을 향한 여야 정당이 경쟁에는 철학적, 이념적, 도덕적, 명분적 한계가 없다.대선에 이기기 위해서는 누구와도 설사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도 있는 이들의 행태가 오늘날 사실상 아무것도 말하고 행동하지도 않고도 무임승차해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는 안을 낳았다.
작년 9월 안이 시장 출마를 할듯하다(나는 처음부터 안이 시장할 생각은 전혀 없이 대권을 위해 페인트 모션을 했다고 본다. 총리도 마다했다는 이가 시장해서 뭐할 건가?) 5%지지 박원순을 밀어 시장에 당선시키는 과정에서 그의 파워를 대중에 보이며 결국 이를 그의 지지도로 흡수해 내었다.
여야는 그의 위력에 놀랐고 당황하면서 그의 힘을 서로 자신의 승리를 위해 차용하기를 바랬다. 대선 주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야권은 마치 그에게 대권 주자 자리를 넘겨 줄 수도 있는 것처럼 유혹하기에 바빴다. 박근혜라는 상수가 있는 여권은 그의 존재를 우려하면서도 친이는 적극 찬양했고 친박은 그를 달래기 급급했다.
MB는 작년 추석 직전 TV에 나와 안의 등장을 『올 것이 왔다』, 『아날로그 정치권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의 반영』이라고 까지 했고 BH 특보가 안 측을 끊임없이 만난다는 보도가 속출했다. 심지어 안의 측근들은 여권과 라인을 열어놓고 있는 이들이 더 많았다.
지난 12월 디도스 사건 이후 여권 친이 핵심은 안을 포함해 탈당해 새 정당을 만들고자 시도했고 안 측과 끊임없이 접촉했다. 『국민생각』은 이러한 구상의 전위대였지만 안의 총선 불참으로 낙동강 오리 알이 되었다.
친박 측의 헛발질 또한 이에 못지 않았다. 안의 배경에 MB가 있지 않나 끊임없이 의심하면서도 확신하지는 못했다.지난 3월 7일 박근혜는 관훈토론에 나와 『안이 정치 선언을 한 것도 아닌데 정치공세를 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 변화에 대한 열망에 소통하고 귀 기울이는 자세가 훌륭하다』고 까지 했다.나는 박이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4. 나는 안이 기부와 총선 불출마를 하게 된 것은 당시 집중되던 자신에 대한 검증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있으며 1월 미국 방문 이후 기부 재단을 만들면서 동교동 측 인물을 이사장이나 이사로 앉힌 것은 야권에 라인을 열어 야권의 검증을 막고자 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즈음 해서 강용석의 고발, 금감원의 안랩 2대 주주 조사, 기관의 안 정보 수집 설 등이 있었지만 이 또한 안이 여권에 의해 탄압받고 있다는 모양을 띠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