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리는 초강대국 미국의 위상
미국은 국민총생산액이 일본,중국,독일,영국,프랑스 등 경제강국들의 국민 총생산액을 합친것과 맞먹는 14조 달러에 이르고 최첨단 과학무기로 무장한 막강 군사력을 보유한 세계최강 경제군사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질서 재편을 좌지우고 있는 나라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지위가 요즈음 들어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부실 종양 덩어리가 금융대란이라는 암이되어 기업,고용,가계등 국가경제 전반으로 전이된 것을 계기로 치명타를 입으면서 지도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화당 메케인 후보를 꺾고 집권한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760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신속히 투입하는 대결단으로 파산직전의 미국경제를 일단 진정시켜 한숨을 돌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로인한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글로벌 불황의 늪속에 빠져들게 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신뢰 상실,나아가 영향력 약화를 불렀다. 그렇다고 미국의 국제적 지위가 별볼일 없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는 것은 아니다. 자국발 금융위기로 국제적 신뢰와 영향력이 줄어 들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미국은 국제 질서유지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최강국이다.
다만 천상천하 지존무상으로 군림했던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이제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점이다. 그러한 조짐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날 적대적 관계에서 경쟁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된 나라는 물론이고 동맹국,심지어 군사적,경제적으로 총력지원을 받고있는 나라마저 미국의 권위에 도전하거나 비우호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점이 좋은예다.
중국,일본,독일,영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엉클샘
이처럼 미국의 국제적 위상에 도전장을 내민나라는 중국과 일본이다. 국민 총생산액만으로만 보면 중국은 아직 경제력면에서 미국에 필적할 수 없지만 2조달러대에 달하는 세계최고의 외환보유고, 미국국채 79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중국의 위상은 미국과 대등한 관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미국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의 이러한 힘은 '위안화 기축통화론' 을 공론화하고 미국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는데서 잘 드러난다. 중국의 이와같은 힘,현실적 국력을 무시할 수 없게된 미국도 이제는 비록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G-2시대'를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방문전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포위 전략 부인,아시아 중시 외교 천명등 중국의 환심을 사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일본의 대미관계 변화는 경천동지할 정도다. 일본은 그동안 '미국의 푸들' 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미국 우위의 일방적,종속적 최대 동맹국이었다. 그러던 미일 동맹관계가 전후 계속돼온 자민당 일당지배를 종식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룩한 하토야마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변화가 생긴것이다.
새로 집권한 하토야마 유키오총리는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아시아 중시 외교를 천명하면서 미국이 요구한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에 대해 비협조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이러한 하토야마 정부의 대미도전은 예전 자민당정권 집권시절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미국의 권위에 도전하고 나선 나라는 비단 중국과 일본만이아니다. 미국의 전통적우방인 독일,영국등 유럽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이미 프랑스는 미국에 대해 사사건건 자기 목소리를 내왔다. 여기에 독일과 영국도 점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독일과 영국 정치권과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국제정치,외교 무대에서 아시아만 중시하고 유럽을 외면한다며 "2차대전 이후처음으로 유럽에 관심이 없는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는 말로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경시 행태에 불만을 폭발시키고 있다.영국은 미국정부가 아프간 병력증파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11월16일 고든 브라운 총리가 나서서 '아프간 철군' 국제 회의를 제안하고 나설 정도다.
이라크에서 조차 죽쑤어 터키에 주는 찬밥신세 미국의 봉 MB정부
미국의 곤혹스러움은 우방국과 동맹국과의 관계에서 뿐만이 아니다.이라크 침공 이후 6년동안 수조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전쟁비용과 재건사업 지원비를 쏟아붓고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이라크 석유를 차지할 속셈으로 대량살상무기를 은닉한 사실이 없는데도 은닉하였다며 후세인 정권 응징을 핑게삼아 침공하였다는 이라크인들의 뿌리깊은 반미정서때문이다.
최근 바그다드에서 열린 무역박람회에 32개국에서 396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미국기업은 고작 2-3개뿐이었다고 한다.,이라크가 1년에 미국으로부터 상품수입도 겨우 20억달러에 불과하고 미국기업에 대한 테러 우려 때문에 미국기업의 이라크 진출도 쉽지 않다.
이처럼 이라크에서 찬밥신세인 미국과 달리 터기는 무역,재건 모든 분야에서 일취월장하고있다. 한마디로 죽쑤어 개주듯 천문학적인 달러 쏟아부어 재건시킨 이라크를 터키에게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우방과 동맹국들로 부터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하에서 이라크에서 조차 천덕꾸러기 찬밥처지로 전락한 미국이 유일하게 위안을 삼는 곳이 있다. 다름아닌 대한민국 이명박 정부다. 중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등 경쟁국과 우방들이 삿대질과 어깃장을 놓고 엉클샘의 중절모위로 기어 오르려 하는것과 달리 이명박 정부는 완전 반대다.
'미중 G-2시대'라는 세계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길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하는 것이라는 보수언론과 보수신문 5단통 광고지면을 독식하며 '오바마 대통령 방한 환영' 광고 폭격에 나선 보수단체들의 지원에 힘입어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찰떡 우방,충성국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일본,중국 방문과 아시아태평양 정상회의에서 외교적 성과를 거두지 못해 빈손 귀국하여 몰매맞을 처지에 빠졌던 오바마 대통령에게 구세주나 다름없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였다.FTA 자동차 재협상 가능성 언급으로 환심을 산데다 수백명 규모의 재건팀 파병이 오바마 방한에 맞추어 2000명 규모의 여단급 파병 이야기까지 나왔으니 이러한 대규모 파병이 사실화 된다면 오바마에게 결코 적지 않은 외교적 성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친미 종속적 대미관계가 북핵공조,전작권 재검토,한미 FTA처리 등 반대급부를 염두에 둔 노림수 성격도 없진 않지만 우방과 동맹국에게 왕따 당하고 이라크에서 죽쑤어 터키에 주는 찬밥신세 미국에 유일한 봉으로 헛고생만하는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순간의 봉노릇이 국익에 어느정도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만 'G-2시대' 의 한축인 미국,그리고 주변 4대강국의 일원인 일본,러시아와의 지혜로운 균형외교를 소홀히 하면서 벌이는 일방적인 친미 종속외교가 자주적 남북관계,국익에 장기적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