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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자는 것인가, 죽이자는 것인가 그것이 과연 살리자는 짓일까
어쩌자고 이 정권은 이렇게 막나가는 것일까. 이명박 정권이 하는 작태를 보자니 아무래도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만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 망국의 삽질을 저렇게 간단히 겁도 없이 망설임도 없이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일 터이다.
11월 22일, 마침내 이 정권은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4대강 살리기'란 허울좋은 미명 아래 기어코 '4대강 죽이기'의 미친 짓을 시작하고야 말았다. 야당이 반대하건 국민들이 반대하건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건, '짖을테면 짖어라. 우리는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는 저 안하무인의 오만방자를 보라. 니들이 반대해봤자 뭘 어쩌겠냐는 투의 국민 알기를 화투판 흑사리 껍데기 정도로 아는 저 국민멸시의 극치를 보라.
내년에만도 수자원공사에 떠넘긴 부담금을 포함해 8조원이 넘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는 공사를 벌이면서 국회의 예산심의도 받지 않고 덜컥 일부터 저지른 것이다.(2012년까지 계획은 22조 2천억이라 하나 30조가 들어갈지 40조가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새만금 사업이 생생한 증거다.) 예산 승인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다. 좌우간 4대강 공사를 해야되겠다... 이런 심보가 아니고 무어란 말인가.
간단히 말하면 이 정권은 지금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 예산심의권마저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헌법이 있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에도, 전두환 정권 시절에도 이런 식의 헌법 무시 만행은 없었다.
그뿐이 아니다. 보도된 바와 같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보면 기가 차서 실소가 난올 지경이다. 이곳 저곳 다른 예산항목에 4대강 예산 숨기기 아니면 4대강별로 총액이 얼마 필요하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 이명박을 비롯한 이 정권의 미친 노름에 정부 공무원들마저 정신이 나간 듯한 모습이다. 아무리 정권의 의도를 따라가는 영혼없는 공무원들이라 하더라도 국민과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럴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문제의 핵심은 줏대없고 소신없는 공무원들보다 이 정권 자체다. 그 중심에, 그 정점에 이명박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명박은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저 막무가내 작태를 어디까지 계속할 것인가? 참으로 이 나라 5천년 역사에 전대미문의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16개의 보를 만들고, 3천4백만㎥ 분량의 강바닥을 긁어내고, 강주변을 콘크리트로 쳐바르면 결과가 어찌 될지는 전문가가 아니라도 능히 짐작할 수 있는 노릇이다. 보를 만들면 수질이 개선되기는커녕 그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고 결국 강물이 썩거나 부영양화되고, 강바닥을 6m 깊이까지 긁어내면 하천 생태계가 파괴될 것임은 초중등생 정도의 상식만 있어도 알 수 있는 뻔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진실을 외면한 채 줄기차게 헛소리를 해대고 있다.
이명박은 이날 '영산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에(이름 붙인 것좀 보라! 죽이는 짓을 시작하면서 언필칭 살리기라니...) 참석해 예의 그 말도 안되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4대강 살리기를 하면 골목경제도 살아나고 생태계도 살아날 것이며...사람들이 모이고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강이 될 것이고...이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사업이다..."
그러면서 "4대강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문제가 아니라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이며 "세계는 한국을 녹색성장의 선두주자로 기억할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엊그제에도 이명박은 "4대강 사업이 끝나면 상상 이상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저쯤 되면 토목공사 집착증에 걸린 환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명박은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해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없이 많은 국민들이 수없이 외치고 주장하듯이 지금이 그런데에다 혈세를 쏟아부어도 될만큼 이 나라 재정상태가 넉넉하고 다른 시급한 문제들이 없는 것인가? 홍수피해 방지도 좋고(이 또한 사실상 억지 구실임은 잘 알려져 있다. 홍수는 4대강 같은 큰 하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대부분 지천에서 일어난다.) 수질 개선도 좋다. 그러나 이미 정비율이 97%에 이르는 4대강 강바닥 긁어내고 보 만드는 일이 그렇게도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인가 말이다!
일자리가 생기지 않냐고? 정부가 주장하는 34만개의 일자리 창출 주장도 믿기 어렵거니와, 설령 그렇다쳐도 그게 과연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일자리인가? 공사판 일용노동직 일자리가 공사기간 중에만 한시적으로 생기는 것에 불과하단 것을 부인할 수 있는가? 지금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것에는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되는 일자리 창출인 것이다. 그런데도 이 정권은 그 돈을 진정한 일자리 창출과 서민복지로 돌려야 한다는 야당과 국민들의 외침을 끝내 무시한 채 기어코 삽질로 끝을 보겠다는 듯이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과 한나라당 및 소수의 4대강 정비사업 찬성론자들의 뻔뻔스럽고 이성을 상실한 듯한 주장에 매번 반박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도 사실 피곤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이 말만은 되풀이해서라도 해야 할 것 같다.
당신들은 지금 이 나라에, 조국에 큰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한번 망가뜨린 자연은 복원시키려면 훨씬 더 많은 돈과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진정 모르는가? 정권은 유한하지만 강토는 영원한 것인데 어찌 5년짜리 정권이 자손만대 사용해야 할 강토를 제멋대로 유린하려 든단 말인가.
게다가 다른 곳에 쓰면 몇십배, 몇백배 효용을 낼 수 있는 국민혈세를 낭비한 죄는 또 어찌 할 것인가? 당신들이 엉뚱한 짓 하느라 축소해버린 서민복지 예산 때문에 사는 게 더 팍팍해진 서민들, 그리고 당신들이 유린한 강토와 당신들이 낭비한 혈세, 또한 당신들이 엉뚱한 짓 하느라 심화시킨 재정적자로 인해 다음 정권과 후세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을 생각해 보라. 당신들은 지금 조국과 국민들에 대해 대역죄 같은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두고 보라! 4대강 삽질은 반드시 이명박 정권의 풀려나지 못할 족쇄이자 대대손손 이명박 정권에 대한 무서운 심판의 잣대가 되고야 말 것이다.
아, 저 망국의 삽질을 어찌해야 막을 수 있단 말이냐... 저 부일매국노 못지 않은 막무가내 망국삽질노들을 정녕 어찌해야 한단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