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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당명을 바꾸고 쇄신공천을 다짐한 가운데 1차 공천에서 16명의 현역의원을 확정했다. 단수 신청지역 후보를 1차 공천했는데 현역의원의 탈락은 없었다. 민주통합당도 3차까지 103곳을 확정 공천하였지만 현역의원이 탈락한 곳은 현재 한군데도 없다. 당선가능성에 비중을 둔 고심은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공천이라면 여론의 지탄을 받을 만하다.
새누리당이 공천확정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보면 정치신인의 등장은 어려울 것 같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246석의 지역구 의석 중에 103곳의 공천이 끝났는데 현역의원의 재공천이 주류를 이루고 여성공천 지분을 15% 약속한 것을 제외하면 전직의원들과 친노무현계 인사로 구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때 새누리당을 압도적으로 이길 뿐 아니라 원내 과반석도 쉽게 달성할 것 같은 기류가 이제 1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도 이를 증명하듯이 5%이상 새누리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고 민심이 뒤숭숭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는 민주통합당의 3차에 걸친 공천내용과 무관하지 않다.
이명박 정부 심판론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민심을 끌어 모았지만 이번 선거의 상대가 이명박 정부가 아니라 쇄신을 향해가는 새누리당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새누리당은 비대위 구성과 공심위 구성에서부터 여론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 민주통합당은 쇄신공천의 내용은 보이지 않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현역공천과 몰락한 친노무현 세력의 부활이 공천에 대한 반감과 어우러져 반민주당 정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집권하면 한미FTA의 폐기를 하겠다는 한명숙 대표의 발언도 민주통합당의 지지율 감소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국민들은 심정적으로는 동조하겠지만 불안감을 조성하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에 선뜻 표를 던지기 어려울 것이다. 통합을 해야만 하는 통합민주당이 통합진보당과의 공천 지분 나누기에 신경을 써야만 하는 입장이고 친 DJ,구 민주당 계에 대해서 가혹한 심사기준으로 탈락시킬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에 민주당의 결집력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광옥 고문의 탈당으로 민주동우회의 결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구 민주당계의 반발이 현실화 되고 있다.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의원에 대한 홀대도 눈에 띤다. 실제로 친노계 486세대의 정치권진입이 두드러지고 당의 중심이 친노계로 옮겨지고 있는 징조도 보인다.
국민경선이 문제를 일으킬 소지를 다분히 안고 있었지만 지도부의 안일한 생각이 광주의 사건에서 보듯이 무리한 동원을 부추기고 급기야 자살하는 사건까지 일어난 것이다. 국민경선을 하려고 했으면 끝까지 하든지 국민경선을 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 일부지역만 시행하는 모양새만 갖추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민주통합당의 공천내용을 보면 앞으로 있을 공천에 별로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 민주계의 배제, 친노 전,현직 의원의 공천, 486 세대의 친노 세력 발탁, 전, 현직의원의 배려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청년위원장 출신의 이상호씨를 배척한 것을 보면 정치신인의 도전은 무망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통합진보당과의 공천 지분 나누기도 아직 남아있고 민주통합당내의 한국노총과 시민통합당의 지분도 챙겨줘야 할 것이고 민주당 당협위원장을 했거나 오랜 당료들에 대한 예우도 해줘야 할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정치신인이 설 곳은 없다고 보여 진다. 비례대표에도 배려해야 할 곳이 많으니 공천에 복잡한 셈법이 동원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보면서 새누리당에 비해서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자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쇄신의 바로미터인 공천에서 감동이 없으니 당의 지지율이 내리막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한명숙 대표는 민주통합당을 살리겠다는 주장만 있고 내용이 없는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하고도 새누리당을 이겨보겠다고 하는 것은 욕심이고 착각이다.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