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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2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 "최근 세종시 관련 논란은 당이 주체적으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당이 국가 백년대계(百年大計)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세종시 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백년대계란 말은 100년 앞날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이라 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백년대계라는 말은 교육의 정책을 결정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세종시 문제가 언제부터 백년대계의 범주에서 논의될 사안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이 법안 통과에 어렵사리 동의하면서 탄생되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를 원안에서부터 수정하고 싶어하는 모습이다.
세종시는 행정복합도시를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와 한나라당은 행정기관이 서울과 세종시로 나누어지면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도시의 자급자족 기능에 의문이 생긴다면서 반대하고 나섰다. 여기서 세종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미 수년의 세월이 흐르고 해당 지역의 주민들도 신도시 설립을 위해 고향에서 이주한 상태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정부와 여당은 세종시의 계획을 수정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세종시를 행정복합도시로 선정한 이유는 서울이 포화상태였기 때문이다. 지방의 도시가 아파트 분양이 안되는 상태에서도 서울은 재개발과 뉴타운으로 인해 전세대란과 집값 폭등이 계속 이어지는 등 양극화가 심각한 상태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인구의 분산 정책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내용이다.
세종시와 같은 행정 기능의 도시를 신설하고 서울에서 인구가 어느 정도 빠져나가면 전세가격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미국은 워싱톤을 행정상 수도로 만들었고 뉴욕을 경제 중심지로 분리 발전시켰다. 수도에 대한 집중화 현상을 막으면서 미국의 각 도시는 나름대로 자족의 기능을 균형적으로 유지하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의 행정기능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행정도시가 아닌 경제 및 산업도시로 수정하고 싶은 모습이다. 그리고 충청 출신의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를 교육기능의 도시로 언급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세종시 원안의 찬성과 반대의 논리가 노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 급기야 이성헌 사무부총장이 직책을 사퇴하고 나섰다.
이제부터 세종시 건설에 많은 자금이 투입될 수 있다. 이 자금은 수년 전에 완성된 세종시 법률안에 근거하여 앞으로 예산에 집중 반영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의 예상치 않은 예산 편성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혹여 4대강 사업의 예산을 위해 세종시 건설이 희생양으로 중단된다면 이는 국가의 흥망성쇠(興亡盛衰)가 거론되는 사건이라 하겠다.
공성진 최고위원이 언급한 백년대계가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위한 정략과 정책에서 나온 발상이라면 이는 매우 걱정스러운 발언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