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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첨단화,고급화 호화판 지자체 청사 신축 경쟁
요즈음 지방자치 단체 신청사 건립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대형화,첨단화,고급화에 행정,정보,문화복지 기능이 갖추어진 최신식 매머드 청사가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솟구치고 있다. 환란을 거치고 금융위기를 맞아 국가경제가 최악인 상황하에서도 천문학적인 거액을 쏟아붓는 신청사 건립 경쟁은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지간한 광역시.도는 새로 청사를 지어 입주한 상태고 시,군등 기초자치단체들도 어떻게든 명분을 만들어 새청사 짓기에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행정개편으로 인한 광역시 승격이나 도청이전,지역발전에 따른 인구증가,비대화로 규모에 맞는 신청사 필요등 합리적 사유로 새로운 청사를 마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궂이 신청사가 필요치 않은 지자체도 청사가 낡고 오래되고 비좁다는 이유를 내세워 혈세를 쏟아부어 새로 청사를 짓는걸 당연시 한다.
문제는 앞서도 언급한바와 같이 필요이상으로 크고 호화스럽게 짓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경기 용인시청과 경기 성남시청이 아닌가 한다. 이미 완공하여 입주한 경기 용인시청은 특별시인 서울시청 보다 1.5배나 넓은 면적에 1656억원의 공사비를 들인 초호화 명품시청으로 2008년 시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용인시청이 서울시청보다 좋더라"는 감탄사를 토해 내도록 만들었다.토목 삽질경제 대통령의 감탄사도 무려 3222억원 을 쏟아부어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경기 성남시 중원구 소재 성남시 신청사를 보면 입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아방궁을 방불케하는 주민센터,역시 강남 공화국이다
이러한 초호화판 신청사 건립 경쟁 도미노가 이제는 광역시,도,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멈추지 않고 동사무소 주민센터로 까지 옮겨 붙고 있어 국민들로 하여금 개탄사를 금치 못하게 만들기에 이르르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소위 강남 공화국,대한민국 강남 특별구에 아방궁을 방불케하는 동주민센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이 구안와사에 걸릴만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도록 만든 황홀한 동주민센터는 강남구 도곡1동 주민센터다. 강남구는 도곡동 옛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부지 2812제곱미터를 232억원을 주고 사서 600석 규모의 뮤지컬 센터 전용극장과 도서관,실내 골프연습장,헬스장등 문화,체육시설을 갖춘 지하5층,지상6층 규모의 주민센터를 12월 착공하여 2011년말 완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부지 구입비 외에 건축비 573억원,설계비 24억원,감리비 23억원을 포함 총 85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2만1000명의 도곡1동 주민이 이용할 문제의 주민센터는 올2월 부지 매입비 제외 636억원의 건축비를 들여 신축하여 문을 연 지하1층 지상 13층 규모의 울산시청 건축비와 거의 맞먹는다.
강남구는 주민센터보다는 문화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하에 영국,덴마크,독일의 뮤지컬 극장 10여곳을 벤치마킹하여 뮤지컬 극장을 설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초호화판,예산 낭비라는 여론이 일자 정부나 시의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오로지 강남구 자체 예산으로 짓기 때문에 문제될게 없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강남구의 이러한 주장이 틀리는것만은 아니다. 돈많고 잘살아 세금을 많이 내는만큼 좋은 문화복지 시설에서 건강도 관리하고 정서함양에 공연을 보며 문화생활을 즐기는게 당연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호화 아방궁 청사보다 주민,지역에 헌신하는 목민관 돼야
선택된 주민들에게 맞는 문화생활을 누리겠다는데 능력없는 제3자가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게 주제넘는 시비일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내돈가지고 즐기는게 무슨 문제냐는 강남구와 국민정서 사이에는 괴리가 깊다. 신축예정인 강동구 암사2동 주민센터 건축비 81억5000만원의 8배,지방자치가 실시된 1995년 이후 신축된 59개 지자체 청사 가운데 일반시,군,구청의 평균 건축비 325억원의 거의 3배에 이르는 동주민센터라면 현대판 아방궁이 아니고 무엇이냐는 것이다.
재정 자립도에서 뒤쳐지는 서민이 많이 거주하는 다른 구민들도 그렇겠지만 국가로 부터 재정 보조금을 받아 년간예산이 1339억원인 충북 증평군,1024억원인 부산 중구등과 같이 재정이 부족하여 굶주리는 아이들 급식문제도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지역민들의 입장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절망감은 상상외로 클 수 밖에 없다.
호화판 청사 건립 경쟁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자 행정안전부가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 투입되는 청사나 시민회관등 공공기관 건물 신축시 행안부 장관이 고시하는 전문기관에 타당성 조사를 받도록 하는등 개선방안을 마련한건 다행이지만 정치적 입김,권력을 등에 업은 진시황 짝퉁 실세 지자체장이 업적을 남기기 위해 사업을 강행한다면 이마저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이번 초호화 855억짜리 도곡1동 아방궁 주민센터 신축 논란을 계기로 강남 공화국은 나홀로 최상의 삶의질 누리기에 올인하는게 바람직한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며 제2의 진시황을 꿈꾸며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신청사 건립 업적에 집착하는 지자체장들은 그릇된 행태를 자제하는게 주민과 국민의 뜻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