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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을 가지고 안산 상록을 재보선에 있어서 그동안 거론되어 왔던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안산 상록을에서 임종인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구한다”며 “민주당이 결단하면 전국적 범위의 반MB 연대를 위해 다른 민주노동당 후보 출마지역에서 과감하게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안산 상록을에서 민주당이 김영환 후보를 사퇴시키고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세 야당 후보로 내세운 임종인 후보를 밀어주면, 경남 양산과 수원 장안, 충북 증평·진천·음성·괴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를 사퇴시키겠다는 추악한 정치 흥정을 제안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강 대표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양당 대표회담을 제안한다”며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이는 안산 상록을 재보선의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을 합의한 바 있으나 결국 모든 방식이 임종인 후보에 불리한 내용임을 확인하고 후보 단일화를 '정치협상'으로 해결하자는 정치적 꼼수라 하겠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22일 즉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김영환 민주당 후보 사퇴 및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양당대표회담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지금은 양쪽 후보가 단일화 할 수 있는 룰 미팅에 더 성실하게 임해야 할 때이지 이 문제로 당대표가 회담할 때는 아니다"라면서 사실상 강기갑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동안 김영환-임종인 후보간 안산 상록을에서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은 임 후보측의 요구에 의해 9차례 진행되었으나 결국 임종인 후보측의 합의 파기로 후보 단일화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미경 민주당 사무총장도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산에서의 후보단일화 협상에 대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두 차례 걸쳐서 실무 합의까지 갔다가 마지막 순간에 결렬되거나 백지화가 되면서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뢰에 상처가 생긴 게 사실"이라면서 여운을 남기는 듯이 말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의 민주당 김영환 후보 사퇴 등 무리한 제의에 대해 민주당 안산 상록을 선거대책본부 이규의 대변인은 23일 성명을 발표하고 '임종인 후보가 단일화 자격이 있는가' 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 대변인은 단일화를 줄곧 주장하고 있는 무소속 임종인 후보가 스스로 단일화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거듭하고 있어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략의 한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임종인 후보측의 단일화 주장과 이를 선거 전략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잘못된 정치라 하겠다. 무릇 정치란 선거에 임하면서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임종인 후보 측의 단일화 주장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하자 정치 협상으로 단일화 방식을 해결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유권자를 모독하는 처사라 하겠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정당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고 당 대표간 모종의 협상과 꼼수에 의해 결정된다면 이는 실로 한심한 정치라 할 것이고, 더군다나 집권 여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상대로 투쟁하는 야권에서 정치흥정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야당으로서의 그 생명을 잃은 것이나 다름이 아니라고 본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가 그동안 의정활동에서 보여 준 모습과 태도는 이번 안산 상록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정치 협상을 요구하는 주장과 비교할 때, 상반된 자세라고 여겨지며 오히려 추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음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라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