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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나영이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나서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두고 판사가 '만취한 정상을 참작해' 징역 12년에 가택연금(전자감시) 7년을 선고했다는 사실을 듣고서는 더욱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애 아빠는 뭐하냐. 내 딸이었으면 가서 그 범죄자를 쳐죽였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마음으로 동의하고 있는 제 자신을 봐야 했습니다.
아동성폭행은 한 사람의 미래를 완전히 짓밟아 놓는다는 데서 직접적인 살인과 다름없는 죄로 봐야 합니다. 생명이 붙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라 '박탈된 미래' 를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져야 할 미래가 더 많고 꿈이 더 많은 어린이에 대한 범죄라고 한다면 그 형량 역시 거기에 걸맞아야 할 것입니다.
비록 딸은 없지만, 자식을 기르는 사람으로서 이런 인면수심의 범죄를 볼 때 분노하지 않을 수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범죄를 방치하거나 심지어는 길러내는 사회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성폭행이라는 범죄 자체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상대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더더욱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라는 사회적인 약자에게 일어나는 이런 범죄는 사회가 제대로 나가야 할 방향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사회적 표양이 없을 때 더 많이 일어난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즉, 사회가 제대로 된 가치를 따르지 못하고 그저 '물질적 욕망'만을 따르고 추구할수록 이런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회의 잘못된 표양은 결국 미래의 주인인 어린 인권들을 짓밟고, 이런 일들이 '정상 참작'을 받는 사회는 절대 '건강한 사회' 일 수 없습니다.
피해자 어린이를 위해 기도하고,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가해자를 일벌백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잘못된 가치관과 생활 양식을 바꿔야 합니다. 물질적 욕망으로 왜곡된 사회가 이런 사건들을 자꾸만 더 양태시키고, 사회적인 불만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시키기 때문입니다.
피해 어린이가 너무너무 불쌍합니다.
시애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