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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청와대의 알맹이 빠진 자화자찬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국내문제와 서민행보에 관한 자랑은 진정성이 없어 논할 가치도 없으니 외교 분야로 가보자.
MB가 외국을 방문하고 돌아올 때마다 한 건 했다고 자랑한 것들은 번번이 상대국의 부인이나 핀잔을 들었다. 이번에 유엔총회에 참석한 MB가 대북 국제공조 방안으로 ‘그랜드 바겐’을 제안했지만 관련국의 시큰둥한 반응만 얻었다. 자랑이 오히려 망신으로 돌아온 예다.
MB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보면 자랑과 망신의 끝이 어딘지 알 수 없다. MB는 청계천 개발 업적을 자랑하고는 ‘4대강 개발사업’을 역설하며 홍보했다. 물 문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기구를 설립하자는 자신의 제안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미리 청와대가 "물 관리와 관련한 국제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한 것은 이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유엔 등 국제기구가 종합적인 물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 했고, 정부 내부에 물 관련 국제기구 유치를 추진하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보아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당위 논리도 강화하고 이를 내세워 국제적 주도권을 쥐겠다는 양면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MB가 새로운 국제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임을 과시하기 위해 의도된 제안이라면 오히려 비웃음을 살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선진국들의 치수(治水)는 우리보다 한 수 위이기 때문이다. 미국, 캐나다, 유럽 각국은 이미 건설된 운하와 하천 개발과 운용을 통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효용가치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데이터도 그만큼 축적되어 있을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 이들 나라의 수자원 정책도 분명히 우리보다 앞서 있다.
MB가 ‘4대강 개발사업’을 들어 “이미 한국은 물 관리에 나섰다”는 자랑은 오히려 망신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 졸속으로 입안되고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수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사업이다. 게다가 세계적 추세인 환경보존을 정면으로 배반하는 사업이다. 국내에서조차 검증은커녕 반대가 많은 사업을 국제 사회에 들고나가 홍보하고 자랑하다니, 어쩌면 선진국은 뒤에서 비웃을지 모른다.
MB께서는 집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는 격언도 모르시는가보다. 안에서 깨진 정책 밖에 나가면 안 새나? 알맹이 없는 자랑은 오히려 망신만 산다는 걸 모르시나 ? 가지고 갈 게 없어 거름지고 장에 가셨나? 앞뒤를 보고 자랑하시란 말이다. 자랑도 보편 상식의 선에 맞추시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