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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와 4.2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한나라당내 쇄신논의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전히 친이계가 당내 다수의 세력으로 자리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와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반박(反朴) 3각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9일 정 전 대표는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나 “경쟁도 협동하는 방법 중 하나인 만큼 김 지사와 선의의 경쟁을 해나갈 것”이라며 사실상 연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경기도청을 찾아 “김 도지사와는 대학 동기·동창이고 지난해 선거 때 같이 유세도 했다”며 “잠재적인 경쟁 관계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협동 관계”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최근 당내에서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른 대권·당권 분리규정 개정안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대표는 “당내 규정에 따라 선출직 당직 7명은 대선 출마가 제한돼 있다”며 “국민들이 얼마나 한심한 정당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상식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고, 이에 김 지사도 “대선에 나올 만한 사람이 다 당을 못 끌면 누가 당을 이끄냐”며 “정 전 대표와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라고 가세했다.
여기에 이재오 장관도 사실상 같은 뜻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장관은 조만간 장관직을 사퇴하고 당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장관은 7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재오 특임장관의 핵심 측근은 23일 “(이 장관의)당 복귀와 지도부 경선 출마를 연관짓지 말아야 한다”며 “장관직을 그만두고 국회의원 자격으로 당으로 돌아가는 것과 지도부 경선 출마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현행 ‘대권ㆍ당권 분리’ 규정을 개정한다면 이 장관이 대표 경선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정치권의 관측에 대해서도 “비대위 결정과 상관없이 지도부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실제 당권-대권 분리안이 개정될 경우에는 이 장관이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반박 3각 연대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사실 이들 3인은 서로 경쟁자적 위치에 있다.
이들 가운데 누가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가 되느냐하는 것을 두고 서로 치열하게 다툼을 벌여도 모자랄 판에 ‘3각 연대론’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당내 선두주자인 박 전 대표와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서로 힘을 모아 박 전 대표와의 격차를 줄인 다음에 ‘박근혜 대항마’ 경쟁을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반박 3각 연대’가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당권-대권 분리안을 개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박근혜 전 대표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최근 황우여 원내대표와 회동한 자리에서 “쇄신의 원칙과 명분을 상실하면 안 된다. 정당정치 개혁에서 후퇴는 있을 수 없다”며 개정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 소장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가세하고 나섰다.
이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당권-대권분리 개정 반대 입장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24일부터 당 소속 책임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당대회 경선 룰과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문제에 대해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현행안 고수’ 의견이 다수를 차지할 전망이 높다.
이는 결국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들에게도 압력으로 작용해, 표결에 붙여지더라도 당권-대권 분리안 개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마디로 명분이 빈약한 ‘반박 3각연대론’을 가지고는 결코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말이다.
보다 분명한 명분,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찾는 게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