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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폭풍우에 청와대의 대들보 격인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장악 능력이 흔들거린다.
실제 4·27 재보선 패배 후 권력 누수현상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는가하면, 그나마 이 대통령을 지탱해준 국정지지도도 급락해 20%대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특히 재보선 참패 후 한나라당에서는 ‘쇄신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노골적인 선상반란의 기미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내년 총선 전 다시 한 번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여기서마저 패했을 경우, 당내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가 빗발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 매우 심각하다는 말이다. 그냥 단순히 ‘못 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이제는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 <모노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참담할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폭락하고 말았다.
특히 그동안 이 대통령을 지지해온 대구경북(TK)와 50대조차도 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모노리서치>가 지난 16일 전국 성인 1039명을 상대로 ARS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 지지율은 24.5%(‘대체로 잘함’ 18.7%, ‘매우 잘함’ 5.8%)에 불과했다.
반면 ‘잘못함’이란 응답은 무려 66.0%(‘대체로 잘못함’ 27.4%, ‘매우 잘못함’ 38.6%)에 달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3%p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소장 백원우 의원)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9~10일 무작위 자동응답방식(RDD)으로 99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를 실시한 결과는 더욱 참담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출마했을 경우 "다시 뽑지 않겠다"는 의견이 무려 72.2%에 달한 반면 "다시 뽑겠다"는 의견은 16.1%에 불과했다.
즉 국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는 뜻이다.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당내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신주류 소장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이명박 정부 3년 평가서라는 것을 만들어 “특정 세력에 의한 권력 독점, 회전문 낙하산 인사, 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 시대착오적 민간 사찰 등이 이명박 정부 3년 내내 시정되지 않고 계속 되었다”고 맹비난했다.
여당 내에서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정권 말에나 나타나는 수준의 권력누수현상인데 벌써부터 그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니, 이 대통령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손을 떼고 오로지 남은 기간 국정운영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즉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하라는 말이다.
만일 이 대통령이 당적을 포기하지 않으면, 앞으로 있을 각종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결코 승리할 수 없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최근 “지난 4.27 선거는 진보개혁 진영 잘해서 얻은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명박 정권에 실망한 민심의 이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규정했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 대통령이 잘못해서 야당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야권 인사가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다.
세종시 수정안과 과학벨트 논란으로 충청권에서 민심을 잃고, 신공항 백지화로 영남권 민심이 분노하고 있다.
게다가 물가상승과 전세난 등 서민경제 악화로 전국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가 되고 말았다.
이 같은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
방법은 오직 하나 뿐이다. 이 대통령 스스로 탈당하고, 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까지 폭넓게 인재를 모아 거국적인 중립내각을 구성하는 것뿐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당적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시간을 끌다가는 ‘출당’ 조치를 당하는 등 정말 험한 꼴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거듭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