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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TK)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충격적인 여론조사결과가 나왔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11일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총선에서 야권 단일후보와 한나라당 후보 가운데 누구를 뽑겠냐는 질문에 ‘야권 단일 후보’가 46.4%로, ‘한나라당 후보’(33.1%)를 무려 13.3%포인트나 앞섰다.
대구경북(한나라당 후보 44.2% vs 야권단일후보 23.4%)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민주당 전통 지지 텃밭인 호남은 물론, 대전충청에서도 야권단일후보 지지가 52.3%로 한나라당 후보(27.7%)를 두 배가량이나 앞섰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에서는 한나라 34.7% vs 야권 44.4%로 야권단일화 후보가 10%p 가까이 앞섰고, 경기인천에서는 한나라 32.8% vs 야권 49.4%로 그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특히 그동안 한나라당 텃밭으로 불리던 부산경남(PK)도 한나라 35.0% vs 야권 42.6%로 야권단일화 후보가 7.6%p나 앞섰다.
한마디로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참패가 예상된다는 뜻이다.
한나라당이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을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독선적인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민심의 분노다.
실제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소장 백원우 의원)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9~10일 무작위 자동응답방식(RDD)으로 99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를 실시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출마했을 경우 "다시 뽑지 않겠다"는 의견이 무려 72.2%에 달했다. 반면 "다시 뽑겠다"는 의견은 16.1%에 불과했다.
즉 국민 적어도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이 대통령을 싫어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들이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지지할리 만무하지 않는가.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이 대통령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게 상책이다.
한나라당을 위해서도 그렇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지금 ‘탈당’이라는 결단을 내릴 시점이 됐다.
사실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 수정안을 비롯해 동남권 신공항, LH이전, 과학벨트 입지선정 등 굵직굵직한 국책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역갈등을 부채질하는 갈지자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야당은 물론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까지 거론하는 등 조기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죽하면 한나라당 신주류 소장파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가 이명박 정부 3년 평가서라는 것을 만들어 “특정 세력에 의한 권력 독점, 회전문 낙하산 인사, 밀어붙이기식 국정 운영, 시대착오적 민간 사찰 등이 이명박 정부 3년 내내 시정되지 않고 계속 되었다”고 맹비난했겠는가.
앞으로 한나라당 내에서 보다 노골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다.
미적거리면 미적거릴수록 이 대통령은 더욱 험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탈당을 결단하고, 거국적인 중립내각 구성을 선언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중립내각을 구성할 경우,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실정에 따른 부담에서 한결 자유롭게 된다는 점에서 그것이 곧 당을 위한 ‘애당적 결단’이 되는 셈이다.
또 야권에 있는 일부 유능한 인사들을 내각에 포진시키고, 무능한 내각을 교체함으로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그것이 곧 국가를 위한 ‘애국적 결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 지금이 적기다.
탈당과 동시에 ‘거국 중립 내각 구성’을 선언한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당을 위기에서 구하고,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묶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묘안이 어디 있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