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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파격적인 변화가 국민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비주류인 황우여 원내대표 당선에 대해서 국민은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 생각한 그들만의 리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을 놀라게 한 것은 황 원내대표의 변화와 쇄신정책이었다. 파격적인 복지와 서민정책 강화를 강조한 내용이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10일 라디오 연설에서 황 원내대표는 "서민 현실과 동떨어진 부자 정당, 웰빙 정당이라는 오명을 깨끗이 씻어 버리겠다."며 "10대 등록금, 20대 일자리, 30대 보육 문제, 40대 내 집 마련, 50대 노후 보장 등 연령별로 겪는 어려움을 해소토록 "생애 맞춤형의 행복한 복지정책을 펼치겠다."고 하였다. 또 추가 감세 철회를 통해 대학생 등록금과 보육료 및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도 거듭 강조하여 국민을 어리둥절케 만든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수구보수라 지탄 받던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정책이 아니다. 감세 철회와 더불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황 원내대표와 소장파는 적극적이고 친박계 일부도 공개 지지를 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재들 진짜 한나라당 맞아?” 할 정도를 훨씬 뛰어 넘어서고 있어 파격적이 아닐 수 없는 중이다.
이렇게 급격한 변화에 대해 내부 반발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경원, 정옥임 의원 등이 “내년 총선에 대한 절실함에 공감하지만, 개혁과 쇄신을 하더라도 정체성은 지켜가면서 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념과 노선 시비에 나섰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서민들을 위한 정책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는 주장을 통해 그동안의 한나라당 이념과 노선은 불쏘시개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황 원내대표 주장대로 “국민의 눈높이”가 한나라당의 이념과 노선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정당의 이념과 노선에 우선한다
의외의 화려한 등극을 한 황우여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이지만 국민의 반응 차이는 의외로 크다. 황 원내대표의 변화와 쇄신은 국민적 반향을 얻고 있지만 손대표의 혁신과 통합은 아무런 감흥을 주고 있지 못하다. 구호만 있고 국민이 관심을 가질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벗어난 손대표의 구호였을 뿐이었던 것이다.
국민의 생각을 읽고 과감한 정책을 선언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완패를 당했다. 4.27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승리했다고 하지만 불과 몇 일만에 한나라당에게 패한 것이다. 비주류였던 황 원내대표와 소장파의 민심 읽기와 변화에 대한 파격적 변신으로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생각된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변화의 큰 물꼬를 트는 사이 한-EU FTA 비준안 밀실합의로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 중소상인 등의 반발과 야권연대 정책합의서를 써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및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배척당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기가 막힌 것은 반발하고 배척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민주당이 지켜주겠다는 서민 대중인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념과 노선을 파괴하면서 까지도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는데, 민주당은 국민의 눈높이는커녕 자신들의 이념과 노선마저도 지키지 않고 있어 황당하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의 한-EU FTA 밀실합의가 내외부의 반발 등으로 파기되었지만 그 여진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념과 노선 즉 정체성 시시비비가 그것이다.
민주당 이념과 노선 문제가 한나라당과 같나?
김부겸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최측근이다. 그는 홈페이지에 “이념보다 정치행태가 중요하다”라는 제목으로, “만날 노선 시비만 하면 우리끼리 어쩌자는 거냐”, “이념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자유주의 정당의 성격을 버릴 수 없는 민주당 내부 구성원 간의 이념 차이는 거기서 거기”라며 “그럼에도 이념의 차이로 상대방을 공격하려 한다.” 하였다.
같은 문제에 대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민들이 가장 싫어했던 계파 갈등과 일부 주류의 자리 독식을 극복하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 4·27 재·보선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받들어 처절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하여 김부겸 의원의 주장과는 상반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주류의 자리 독식에 대한 원성이 크다. 정세균 대표 시절 임명했던 당직자들을 손학규 대표 측근들로 교체하는 과정의 잡음이 상당하다고 한다. 또 새로운 지역위원장 선정에도 손대표의 독식 우려가 크며, 혁신 기치를 들고 당대표가 전대미문의 위원장이 되어 인재영입을 한다고 한다. 황 원내대표의 한나라당 변화 요인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또 “이념의 차이로 상대방을 공격하려 한다.”는 김의원의 말과 “국민들의 준엄한 목소리를 받들어 처절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황 원내대표의 말도 현격한 차이다. 한나라당은 이념과 노선 중시로 국민에게 외면 받았던 것이고,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는 이념과 노선을 이탈하고 있기에 당내 반발을 샀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부겸 의원의 주장은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의 주류였던 친이계의 목소리와 같다고 하겠다. 한편으로는 정체성을 두고 초록은 동색이라는 내밀한 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출신정당의 정체성 동질과, 정파적 계산에 의한 목소리라고 말이다. “그러니 이제 제발 그만 뒀으면 한다”는 김의원의 주장을 되돌려 주고 싶다.
유선호 원내대표가 국민의 눈높이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의 분당 승리를 누른 황우여 원내대표의 반전에 반전을 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하고 있다. 13일 있을 민주당 원내대표 선택은 민주당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며 정국주도권을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돌릴 수 있는 계기라 하겠다.
강봉균, 김진표 두 후보는 현 시점에서 볼 때 민주당에게 적절치 않은 후보라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은 보수인 한나라당을 중도를 넘어 진보에 가깝게 변화를 유도해냈고 그 결과 턱도 없는 비주류 황우여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 손에 의해 원내대표로 선택된 큰 변화를 갖았기 때문이다.
전술한 것처럼 보수당인 한나라당의 변화와 쇄신에 따른 파격적인 복지와 서민정책 강화는 민주당의 중도개혁보다 훨씬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친재벌기업 지향의 모피아 정통관료 출신이며 민주당내 대표적 중도보수인 강봉균, 김진표 두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것인지 민주당은 생각해야 할 것이다.
한-EU FTA, 한미 FTA에 대해 우호적인 두 후보가 노동자, 농민 등의 눈높이에 적합할 것인지와, 야권단일후보와 한나라당 후보 중 야권단일후보에 투표하겠다는 각종 여론조사를 국민의 눈높이라 생각할 때 야권연대 대상인 진보정당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후보인지를 생각하면 답은 쉽다. 강봉균, 김진표 두 후보가 지금 원내대표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봉균, 김진표, 유선호 세 후보와의 개인적 호불호나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선택이 민주당의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라 하겠다. 최근 한 일간지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합당 주장과, 유시민 대표를 한나라당에 영입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자칫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합당하라는 모욕을 당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하겠다.
김부겸 의원이 “민주당 내부 구성원 간의 이념 차이는 거기서 거기”라 했던 친손계의 이념과 노선, 정체성은 이제 한나라당과 “거기가 거기”가 된 지경을 지적하며, 부디 한나라당과 통합하지 않도록 친손계 자기혁신부터 이루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