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특사조문단 김기남 당비서,김양건 통전부장 뚝심으로 남북관계 개선 계기 마련한 현정은 회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강력한 요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이 물꼬를 튼것을 계기로 8월 10일 방북길에 올랐던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7박8일간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8월17일 오후 김정일 국가위원장으로부터 남북교류협력사업 재개라는 큰 선물보따리를 받아들고 귀환하였다. 현회장이 귀환하기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당일 새벽 김정일위원장이 현정은 회장이 청원한 사항을 모두 풀어주었다면서 현대와 아태평화위간에 비로봉 관광 개시를 포함한 금강산관광의 조속한 재개 및 금강산 관광객 편의와 안정보장, 육로통행및 체류관련 제한해제, 개성관광 재개및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 관광개시, 추석전 남북이산가족상봉 등 다섯가지항에 합의하였다는 사실을 공동보도문 형식으로 보도하였다.
현정은 회장도 귀환 후 발표문을 통해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5개항의 합의사항이 담긴 공동보도문 내용을 재확인하였다. 현정은 회장은 또 8월16일 묘향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오찬을 겸해 4시간 동안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금강산관광 재개등 당면현안에 대해 폭녋게 이야기 한 사실을 밝히고 면담석상에서 김위원장이 지난해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고와 관련 "앞으로 절대 그런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점도 아울러 전했다.
억류되었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 석방과 함께 거둔 이번 현회장의 방북성과는 김위원장이 정주영,정몽헌회장과의 의리차원에서 현대의 애로사항을 들어준점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도 현회장의 뚝심과 기개, 집념, 여장부다운 승부수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회장은 8월 10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북하였지만 김정일위원장과 면담이 이루어지지 않자 체류일정을 다섯차례나 연장한 끝에 끝내 면담을 성사시키고 김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관광, 금강산 관광 비로봉까지 확대, 관광객 안정보장, 이산가족 상봉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현회장이 방북후 김위원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지자 깜작면담연출, 남쪽 선물에 실망하여 면담을 회피한다는 등 말들이 많았고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언급한 핵무기 포기 전제로한 신평화안 제안이 '비핵개방 3000'구상의 재탕이었다는 점에서 면담이 물건너 간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였으나 이러한 우려와 달리 김위원장은 무려 4시간 동안이나 현회장을 면담하면서 기대이상의 파격적인 내용을 합의해주는 통큰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회장방북 허용, 공동보도문은 북측의 관계개선신호
현정은 회장은 귀환후 김위원장과의 면담이 늦어진것에 대해 김위원장의 일정이 짜여져있어 주말에 오라는걸 일찍 간 탓이라며 남북당국의 입장을 배려하는 걸 잊지 않았다. 북측과 합의한 내용에 대해서도 정부와 전혀 사전 조율한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 정부당국과 긴밀히 협의하여 추진해 나가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였다.
통일부 역시 '공동보도문'은 민간차운의 보도문 발표이며 현회장 방북때 정부가 전달한 별도의 메시지는 없다고 선을 긋고 "합의 내용을 이행하려면 당국간 후속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하면서도 현대와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간 합의사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금강산 광광과 개성관광 재개는 남북당국간 협의를 통해 신변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겠지만 추석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8월26~28일 회담을 열자고 제의한바와같이 빠른시일내에 남북적십자 회담을 통해 상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해갈 방침임을 밝혔다.
아무튼 이번 현정은 회장의 방북성과가 통일부의 발표대로 민간차원의 합의 사항이 빠짐없이 전면적으로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특히 김정일위원장이 박왕자씨 피격사건과 같은 사고는 절대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만큼 선사과, 진상조사등 구태의연한 전제조건을 관철시키려는 협량한 자존심으로 판을 깨서는 안될것이다.
또 현회장이 합의한 사항은 기존에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던 사업과 민간교류를 재개하는것인만큼 남북평화, 민족통일이라는 대의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이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실효성 있는 대안이 빠진 비현실적인, '비핵개방3000'이라는 구상을 기조로 대북강경 기다리기 전략으로 일관한 나머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교류, 협력, 신뢰에 바탕, 획기적으로 개선 발전시킨 남북관계를 진면전 일보직전으로 몰아가는 파탄을 자초하였다.
대결적 강경주의가 거둔것이라고는 북한 핵실험, 로켓 미사일 발사, 남북관계 전면차단 등 남북 공멸적 파국이었음을 통감하고 현정은 회장이 모처럼 튼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것이다.
현정은 회장 방북, 특사 조문단 남북관계회복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지금 중국과 대만은 전 분야에 걸쳐 양안 협력관계를 강화하면서 통일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 핵실험, 로켓발사를 문제삼아 유엔안보리 제재를 주도하는등 북한 봉쇄작전에 나서면서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북한에 보내 억류되었던 여기자를 구출해오는 등 대북관계를 투트랙 전략에 바탕하여 접근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미국정부는 겉으로는 북핵문제와 여기자 석방은 별개라면서 북한은행 추가 제재등 강경모드를 유지하고 있으나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 이후 클린턴-오바마 백악관 비공개 회동, 이어 오바마대통령과 가까운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백정호 참사가 뉴멕시코주의 주지사 공관에서 전격 회동하였으며 리처드슨 주지사는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을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희망적 신호"라고 평가하는등 변화움직임을 볼때 이러한 강경기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정부의 우다웨이 외교부부부장이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도록 설득하기 위해 일주일 예정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한미정부가 현회장의 방북합의에 대해 유엔제재에 저촉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러한 화해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이와같이 변화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하에서 이제 공은 이명박 정부로 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북측이 현정은 회장의 방북을 허용하고 현회장이 요구한 사항을 김정일위원장이 받아들여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것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튿날 조전을 보낸데 이어 김기남 당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등 실세로 이루어진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하고 남북관계를 전면 차단시킨 12.1조치를 전격 해제한 것은 북미관계 진전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내포하고 있는게 확실한 만큼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북측의 신호를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파탄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절호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강경대북제재에 나섰던 미국 오바마 정부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후 핵포기에서 후퇴한 핵봉쇄에 무게를 둔 대북정책을 구사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하에서 북한이 먼저 개선의지를 보인 이때 이명박 정부는 또다시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민족의 평화통일이라는 성업적 대의를 집단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훼손하려 기도하는 반민족적 사아비 극우세력들의 눈치를 보고 이들에게 코가 꿰인 졸장부를 벗어나지 못한채 비현실적인 '비핵개방 3000'을 재탕한 '새로운 평화안'을 계속 고집하거나 비생산적인 신경전으로 대사를 망치는 잘못을 더이상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정은 회장이 합의한 사항을 적극 수용, 빠른시일내에 실행에 옮겨지도록 지원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정상선언 이행의지를 명확하게 밝힌다면 남북관계는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다.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마지막으로 내놓은 선물인 우호분위기를 이명박정부는 절대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거듭 말하거니와 민족상생번영, 평화통일이라는 대의를 저버리지 않길 진심으로 빌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