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권연대정책 합의문에 “한미 FTA 재협상안 폐기와 전면적 검증 없는 한-EU FTA 비준 저지를 명시했고, 야권연대는 종이에 써놓기 위해서 했던 것이 아니다”, “민주당이 진보신당 등 야권연대를 액세서리 취급했다며 앞으로 야권연대에 대한 검증을 강화할 것”, “야권연대의 합의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등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잔뜩 화가 났다.
4.27 재보선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던 야권연대가 험난한 가시밭길을 걸을 전망이다.
지난 3일부터 한-EU FTA 비준안 찬반과 관련하여 민주당내에서는 무성한 설전이 있었고 언론들은 앞 다투어 비주류가 잘나가는 손학규 대표에게 딴지걸기, 노선투쟁, 이념논쟁 등으로 비화시키며 즐거워했다. 그래서 짧은 그동안의 과정을 통하여 민주당 손학규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정동영 최고위원의 행적을 살피고 그 진실과 진의를 가려본다.
야권연대정책 합의문에 대하여..
박지원 -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4.27 재보선 협의에 의한 야4당 정책합의문을 어제서야 봤다" "내용을 보면 굉장히 좋은 것이지만 민주당에게는 현실이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 박지원 원내대표는 “손대표에게 유선상으로 협의도 했고 보고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대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어디에서도 자신이 추인했다고 인정하거나 박원내대표의 주장을 부인하지 않았다.
정동영 -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에게 야4당 정책합의문 내용을 설명하고 야권연대가 파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재검토를 요구. 정동영 의원실에서 민주당 협상단 의원실에 팩스로 야4당 정책합의문 발송 및 확인 전화. 3일 오후 4시 33분 원내대표실 핵심 관계자에게 전화, 협상단에 정책합의문을 배포해줄 것을 재차 요구, 배포했다는 답변 확인.
한-EU FTA 비준안에 동의 또는 적극성에 대하여..
박지원 - 5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원들이 FTA 비준안의 협상 과정을 알지 못했다”는 질문에, “반대했다면 적극적으로 그분들이 제게 얘기를 해줬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손학규 - 4일 의총에서 손학규 대표는 "이 협상안이 최선안이었다는 박 원내대표의 판단과 노력을 존중한다"고 했으며, 손대표 측근인 정장선 김동철 신학용 의원 등은 "한나라당이 강행처리할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 4월 29일 최고위원회, 의원총회에서 한-EU FTA 비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하였고, 5월 3일 오전, 국회본청 계단 앞에서 국회 경위들이 물리적으로 제지하는 가운데 천정배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 한-EU FTA 범국민대책본부 국회의원 비상시국회의, 한-EU FTA 비준반대 단체들과 기자회견을 하였다.
SSM법에 대하여..
박지원 - 5일 "FTA 비준안이 가결되면서 어렵게 합의했던 SSM(기업형슈퍼마켓) 규제법안은 실종됐다", "이제 누가 600만 농상인의 피해를 책임 질거냐", "선명함도 민주당의 정체성이지만 소상인, 농민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것도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 "이 정도 얻어냈으면 다소 야권 연합ㆍ연대에 섭섭함이 있더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 6일 최고위원회에서 손대표는 "여당은 비준안을 강행처리할 의지로 왜 피해대책 법안(SSM 규제법안)은 함께 통과시키지 못했느냐"고 하여 속내를 보였다. 앞서 4일 의총에서 손대표 측근인 정장선 김동철 신학용 의원 등은 "협상안에 재래시장 상인들은 환영하고 있다"며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하였던 주장을 뒷받침하는 6일 손대표의 말이다.
정동영 - 4일 정동영 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법이 개정된다고 하지만 한ㆍEU FTA 비준안이 통과되면 무용지물이 된다"며 "합의안은 그 자체가 전혀 실효성이 없는 쓰레기이자 국내용"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도 "SSM법 개정안 통과는 대국민 사기극 될까 두렵다", “4개월도 채 안 되어서 폐기처분하는 결과가 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 8일 차영 대변인은 "SSM법이 강화되더라도 국제법상 조약이 발효되면 SSM법 자체가 무력화 될 것", "국내법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보다 조약 자체에 대해 유럽연합 측과 재협상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조약이 발효되어도 EU측에서 대형마트 입점 규제와 관련해서 실제로 제소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데 이것을 어떻게 믿냐"고 따졌다.
이래도 손학규 대표 흔들기..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 - "협상 과정에서 내용들이 충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는데 뒤늦게 반대하는 것은 당을 책임져야 하는 지도부로서 적절치 않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주류가 주류(손 대표)를 흔들기 위한 견제라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비주류를 비판하였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 - "비주류라고 자칭하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보면 한ㆍEU FTA 재협상하자는 말 밖에 안 된다"며 "그동안 '선대책 후비준'을 주장하면서 한ㆍEU FTA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과 상반된 논리다. 차라리 여야 협상을 하지 말라고 했어야 하는 게 양심적"이라며 비판하였다.
그러나 - 위의 세 사람의 발언과 행보를 통해 살펴본바, 위의 한 재선 의원과 한 당직자의 언론 인터뷰에서의 말처럼 주류 흔들기가 아니라 야권연대 약속과 민주당 정체성에 대한 것임을 알 수 있겠다. 오히려 근거와 상관없이 소위 비주류라 일컫는 의원들을 그들은 일방적으로 음해, 비방하며 흔들기 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찬성, 손학규-기권, 정동영-반대.. 그리고 정세균은..
4일 최고위원회에서 박 원내대표의 경우 비준안 처리에 찬성했지만 정동영·정세균·이인영·천정배·박주선·조배숙·김영춘 최고위원은 반대했으며 손 대표는 기권한 것으로 언론은 보도하였다. 특이한 점은 평소 FTA에 대해 찬성해왔고 친기업 정치인으로 분류되었던 정세균 최고위원이 반대를 하였다는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원 등이 사전에 “FTA 비준안에 대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제가 끝나고도 다 전화했는데, (당시엔) '내가 왜 반대하나, 내용이 아주 좋다'고 했지만 또 달라진 분도 있다"는 말로 섭섭함을 표현했다. 박 원내대표가 “또 달라진 분도 있다"는 분이 혹시 정세균 최고위원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끝으로..
언론보도 내용과 리서치를 통한 박지원, 손학규, 정동영(가나다 순) 세 사람의 실체적 진실 살펴보기의 객관적 자료에 대해 국민과 언론 그리고 독자들은 정확한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 믿는다. 거짓이나 얼렁뚱땅, 음해나 왜곡 등이 통하는 세상이 아니어서 정치인들의 임기웅변 식의 태도는 스스로 화를 자초한다. 그들에게서 민심은 멀어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