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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승리의 축배 알콜 냄새가 가시기도 전에 포르말린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민주당이다. 같은 소독제이지만 알콜과 포르말린은 한참 다르다. 알콜과 다르게 포르말린은 암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재보선 승리로 알콜을 마신 민주당은 구토를 했는지 당사를 청소하느라고 포르말린을 사용하는지 그 냄새가 아주 역하다.
한나라당제 포르말린인지 친기업제 포르말린인지 모르지만 민주당은 4.27 재보선 승리 알콜을 마신지 일주일 만에 이상한 포르말린으로 민주당을 청소했다.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각종 물가 인상이 단행 중인 것처럼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한-EU FTA 비준안 처리에 동의했던 것이다.
유류 값 인상에 대해 대통령은 정유사를 상대로 인하를 압박하며 물가인상을 막는다는 인상(印象)을 주었지만 재보선 이후 도시가스 요금 인상, 그리고 버스요금, 상하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앞두고 있다. 허리우드 액션을 펼친 정부와 여당 아바타처럼 재보선 야권연대 정책연합 합의를 졸지 간에 파기한 민주당이었다.
先박지원 後손학규의 가짜 선당후사 야권연대는 국민의 지엄한 명령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에 의한 야권단일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및 금번 재보선에 대해서도 국민의 뜻은 같았기에 민주당은 텃밭인 순천에서조차 무공천을 한 결과 야권 및 민주당의 승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국민의 뜻과 야권의 약속을 파기한 민주당은 지탄을 받고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한-EU FTA 비준안 처리 여야 합의를 해서 지탄 받고 또 이를 뒤집어서 외면을 받는 민주당이 된 것이다. 야권연대 정책연합 합의를 깬지 하루 만에 여야 합의를 깸으로서 신뢰할 수 없는 민주당을 만든 당사자는 바로 박지원 원내대표와 손학규 대표이다.
선박후손은 선당후사를 버렸다. 여당과 짬짜미한 박지원이 앞장을 섰고 뒤에서 추인한 손학규였다. 야권연대가 약속된 승리의 길이라면 그 길을 가는 것이 민주당을 위한 길인데 그들은 그 길을 이탈하여 민주당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 것이다. 따라서 선당후사가 아닌 선박후손의 그 무엇이 있다는 충분한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다는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한-EU FTA 협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재보선 야권합의 주요사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지원, 손학규 두 사람에게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친기업법이나 다름없는 FTA이기에 대기업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 등이 그것이다. 둘 중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대권후보 손학규, 당대표 박지원이라는 밀약설이다. 4일 손학규 대표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질책했다고 한다. 그러나 전날 3일 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손대표에게 유선상으로 협의도 했고 보고도 했다고 밝혔다. 이상하게도 손대표는 FTA 여야 합의 처리에 대해 침묵하다가 뒤늦게 박 원내대표를 질책했다고 한다.
재보선으로 승기를 잡은 손대표의 힘으로 장차 당대표를 거머쥘 수 있다는 박 원내대표와, 대권가도를 달리는데 당대표의 조력이 필요한 손학규 두 사람의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나오는 밀약설이다. 또 곧 있을 차기 원내대표는 친기업적인 관료 출신이자 손대표와 가까운 강봉균, 김진표 두 사람이 거론되고 있어 가설이 더욱 공고해 보이는 이유다.
친기업법이라 할 수 있는 한-EU FTA와 대권후보, 당대표, 원내대표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수도권 손학규, 전남 박지원, 전북 강봉균 지역역할분담 역할론도 담합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친기업적 인사들의 사적 욕심이 만들어 낸 선사후당이 한-EU FTA 비준안 처리 여야 합의 배경이라는 설이다.
先정동영 後천정배의 진짜 선당후사 재벌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기업과 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통상 정책에 반대를 해왔던 민주당 정동영, 천정배 최고위원은 여야 밀실 합의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였다. 특히 야권연대 및 통합을 주장해왔던 두 사람은 재보선 야권연대 정책연합 합의를 파기하는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및 평소 한-미 FTA, 한-EU FTA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던 국민참여당까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강력 성토하였다. 여기서 민주당에 향한 그들의 성토는 향후 야권연대 및 통합 성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내년 총선과 대선의 야권승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협상팀이 한-EU FTA를 합의해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연대 합의문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FTA 합의하는 것은 연대 파기 행위임을 경고했음에도 덜컥 한나라당과 타협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애석한 일이며, 이거 뒤집도록 해보겠다"다며 합의 철회 의지를 보였다.
또 천정배 최고위원도 "한-EU FTA는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은 것을 결코 저버려선 안된다"고 하였고 정동영,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 등과 한-EU FTA 국회 통과를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렇게 앞에서는 정동영이 끌고 뒤에서는 천정배가 밀면서 저지에 나선 결과 합의 철회를 이끌어 내었다.
그러나 여당 단독 처리로 7월 1일 한-EU FTA는 발효되게 되어, 600만 중소상인의 생존권과 320만 농민의 삶을 궁지로 몰아넣는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옳았다며 “천추의 한이 남는다”하였고, 손학규 대표는 “강행 처리한 여당 자격 없다”는 이상한 말을 남겨 뒷말과 여파가 간단치 않을 것 같다.
향후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연대 및 통합에 관한 협상 테이블에 박지원, 손학규 두 사람은 앉아서는 안 될 것이다.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국민적 배신과 야권연대를 기만한 민주당이라며 맹비난하였다. 여기서 민주당이라 지칭한 것은 박지원, 손학규와 그들을 따랐던 이, 침묵했던 이들을 말하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정권교체에 대한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이 진보진영과 연대 또는 통합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협상 상대로부터 신뢰를 가진 사람들이 나서야 그나마 테이블에라도 나올 것 아니겠는가. 정권교체는 민주당의 지상 목표이다. 진짜 선당후사의 주역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자는 국민이 거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