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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 이후 한나라당 선거 참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론 당을 장악하고 친이계 주류 측의 기득권 고집으로 특단의 쇄신책이 나오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나름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반면 승리에 도취된 민주당은 아예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사실 4.27 재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은 한나라당에는 철저한 반성을 촉구하는 한편, 민주당에는 ‘더 노력하라’는 채찍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실제 이번 승리를 민주당이 ‘완승’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야당연합 후보가 아닌 민주당 단일 후보로 나갔을 경우,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지역이 과연 몇 곳이나 되었겠는가.
또 현재 정당 지지율을 보면 한나라당은 3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즉 이번 선거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한나라당 후보들을 외면하는 형식으로 나타났을 뿐, 민주당이 좋아서 민주당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 준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마도 재보궐선거 사상 기록적인 투표율이 나오지 않았다면, 분당을은 물론 강원도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더구나 그런 기록적인 투표율에도 불구, 성남 분당을의 경우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48.3%, 손학규 민주당후보가 51.0%로 그 차이는 2.7%에 불과했다.
강원도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46.6%, 민주당 최문수 후보 51.1%로 양 후보 간 격차는 4.5%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죽다 살아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승리에 도취하기 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민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 모습은 어떤가?
일치단결해도 힘겨울 판에 벌써부터 야권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는가.
거듭 말하지만 야권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단일화’가 선결조건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포함해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야당에 참패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야권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이 38.4%로 ‘한나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28.9%)는 의견보다 무려 9.6%p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23일 갤럽의 동일한 조사(야권 35.9%, 한나라당 33.9%) 때보다 더 큰 차이로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민주당의 승리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한나라당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정당 지지율은 한나라당 31.6%인 반면 민주당은 28.2%로 여전히 20%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민주노동당 3.8%, 국민참여당 3.0%, 자유선진당 1.1%, 진보신당 1.1% 등이었고 ‘모름·무응답’은 30.1%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실시했으며,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민주당이 다른 야당의 표를 흡수하지 않는 한 거대여당을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민주당은 거대 야당임을 내세워 한-EU FTA 처리와 관련, 이번에 야권연대를 이룩한 다른 야당들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은 채 한나라당과 일방처리하려고 했었다.
물론 한-EU FTA 처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필요한 일이라고 해도 과정이 무시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 없는 독단적 국정운영방식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한나라당이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오로지 청와대하고만 교감한 대가가 이번 재보선의 참패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다른 야당과의 교감을 외면하거나 국민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려 할 경우, 국민의 심판에 직면하고야 말 것이다.
부디 이점을 명심하고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는 민주당’이 되어 주기를 바란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