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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 선수는 2위를 하였다. 13개월 공백 기간의 김선수는 실수를 연발하였고 아쉽게도 2위에 머물러야 했다. 김선수가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는 통에 감정을 억눌렀던 국민도 함께 울 수밖에 없었다.
각종 피겨대회의 챔피언이었고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김연아 선수였기에 경기 결과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실수를 인정하였고 실수에 비해 가산점 박한 심사위원들의 채점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눈물 흘린 김선수와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민생 경제가 바닥을 치고 일자리가 불안전하여 즐거움이 없었던 요즈음, 오랜만에 링크에 나서는 김연아 선수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에 눈물의 양이 많았던 국민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그 점을 알고 있었던 김선수였기에 이심전심으로 모두가 울 수밖에 없었던 하루였다.
스포츠에 있어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는 경구가 실감났던 날이었기도 하였다. 김연아 선수는 06~07년, 07~08년 시즌 3위, 08~09년 1위 그리고 올해 2위를 한 세계선수권대회였다. 지난해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땄었던 그였지만 이유 불문하고 2위를 하여 명실상부한 피겨 여제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주니어 시절 선수생활의 진퇴를 가르는 큰 부상을 겪었지만 떨치고 일어난 김연아 선수이다. 여러 대회에서 1, 2, 3위를 반복하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동계올림픽 우승을 이뤄낸 김선수의 도전과 쾌거는 실패의 눈물 없이는 이룰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에 흘린 눈물은 새로운 승리를 예고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 정동영의 눈물
올림픽은 4년마다 돌아오고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5년마다 돌아온다. 짧지 않은 기간이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참패를 한 정동영 후보는 지난 3년을 보낸 소회를 최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짧고 굵게 표현하였다.
“지난 3년간 긴 터널을 지나온 기분입니다. 머리가 베개에 닿기만 하면 잠들던 사람인데 한동안 심한 불면에 시달렸죠. 실패를 통해 크고, 많은 걸 배웠죠.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정동영은 실패를 아는 정치인이다.”
실패를 안다는 정동영 의원은 헌정사상 두 번의 총선출마에서 최다득표 기록과 보궐선거 최다득표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집권당 열린우리당 시절 두 번의 당의장을 역임했고,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는 노무현 후보에게 패했고, 2007년에는 대통령 후보가 되었지만 무려 580만표 차로 낙선을 한 전무후무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스포츠계와 정치계는 게임의 룰 등 많은 것이 다르지만, 김연아 선수와 정동영 의원의 질곡의 역사는 다르지 않을 정도로 흡사하다. 좌절과 고통, 패배와 승리, 끊임없는 도전과 무한한 가능성 등 같은 점이 많다고 하겠다. 물론 다른 스포츠인이나 정치인도 많지만 최고의 정점에 있었던 두 사람이 흘린 눈물과 새로운 도전을 생각해보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김연아 선수의 프리 스케이팅 주제 음악인 “오마주 투 코리아“ 완결편을 기대한다. 대통령 선거 실패 후 성찰 결과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꿈꾸며 복지동맹, 평화동맹의 야권단일정당 만들기에 총력을 다 하는 한편, 뽀얀 노동 현장과 삶의 현장을 다니기에 바쁜 정동영 의원의 종결편을 기대한다.
실패의 눈물은 값진 것이다. 실패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같은 두 사람에게 가혹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주문한다. 김연아의 “오마주 투 코리아”와 정동영의 “복지국가 대한민국” 종결자는 누구일까 궁금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