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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 결과가 미친 여론조사 향방
4.27 재보선의 당사자는 손학규와 유시민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본인이 스스로 재보선 후보로 출마하여 성남 분당을에서 당선되었고. 반면 지난 3월 19일 국민참여당 대표로 취임한 유시민 대표는 경남 김해을에서 자당 출신 이봉수 후보의 당선을 위해 야권연대라는 우세한 여건 속에 전력투구했지만 패배를 경험했다.
그 결과 손학규는 뜨고 유시민은 가라 앉았다. 실제로 야권에서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명되었던 사람은 유시민과 손학규 두사람 정도였다. 그동안 각종 여론기관에서 실시한 수많은 여론조사를 통해 유시민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에 이어 고정적인 2위권을 유지했고 손학규 대표는 지난 해 민주당 대표로 선출될 당시 이외에는 유시민 대표에 쳐진 3~4위권에서 맴돌았다.
그나마 유시민 대표가 여야를 통털어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2위권을 유지할 정도였으니 손학규 대표의 존재는 여타 잠룡군의 일원으로 묻혀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4.27 재보선은 손학규 대표에게 새로운 리더로서 대권 후보의 존재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결과가 지속되어 향후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의 1:1 구도가 형성될지는 아직 미지수라 하겠다.
그러나 현재의 분위기에서는 박근혜와 손학규의 대권 구도가 공고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 이유는 각자의 소속 당 분위기에서 흐름을 알 수 있다.
먼저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론을 포함하여 위기에 처한 당의 구원을 위해 전면에 나서 줄 것을 요구하는 역할론이 강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주장은 그동안 한나라당 운영을 책임졌던 친이계 의원들은 물론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나오고 있음에 더욱 설득력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박근혜 전 대표가 가볍게 움직일리는 만무하다고 본다. 당의 전면에서 앞으로 1년 남은 총선에 당의 간판으로 2004년 천막당사 시절의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다.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최고의 권력을 가진 상태였지만 지금은 이명박 대통령과 핵심 친이계는 물론 청와대 참모진이 견제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걸림돌이 해결되지 않는 한, 박근혜 전 대표의 전면 부상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참패를 우려하는 수도권 다수의 의원들은 박 전 대표의 역할을 강력히 기대하고 있다. 심지어 보수 언론에서도 한나라당내 친이와 친박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로 합쳐져야 내년 총선은 물론 대선을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역시 손학규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이 향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당 대표 경선에서 정동영과 정세균 최고위원에게 간신히 승리했던 손학규 대표는 지난 해의 위상과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4.27 재보선을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물론 그동안 원외에서의 어려움을 털고 원내로 입성하면서 정책적 입지를 강화시킬 계기가 되었음이다.
또한 야권연대와 후보 단일화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손 대표의 입지는 이번 4.27 재보선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에 비해 우월한 지위를 갖게 되었다. 전남 순천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민노당에 야권 단일화 후보를 양보하고 당선시킨 결과는 물론, 경남 김해 을에서 시민단체의 합의 방식에 반발한 국민참여당 의견을 전격 수용하였던 모습은 손 대표의 장기적 안목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4.27 재보선의 결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현상은 박근혜의 소폭 하락과 손학규의 대폭적 상승 그리고 유시민의 침몰이었다. 이제 박근혜와 손학규의 1:1 정치적 구도는 지금부터 구축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여야 각 정당의 상황에서 인위적 변수가 발생하지 않고 의도적인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양대 후보간 세력은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 여겨진다.
그동안 대통령 선거는 지역 갈등에서 당락이 좌우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들어서 양극화 심화로 인한 계층간 갈등이 위화감에서 적대감으로 확산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의 해법이 18대 대선 당락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먼저 대안과 정책으로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인가 라는 과제가 대통령 선거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