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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합니다. 거기가 어디입니까? 그분이 나시고, 자라시고, 영면하신 곳입니다. 까면 깔수록 더 심해지는 양파 냄새가 서태지와 이지아 커플보다도 훨씬 더 고약하게 진동하는 김태호 씨가 그런데 바로 그 동네에서 불과 20여일 만에 20퍼센트의 열세를 뒤집는 전무후무한 대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그럼에도 왜 ‘영남개조론’은 나오지 않는 겁니까?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는 입에다가 지퍼 달았습니까? 서역국의 서영석 기자는 손가락에 깁스했습니까?
내가 그걸 여러분들께 정말로 진지하게 묻고 있다면 그야말로 바보천치일 겁니다. 경상도 선민의식으로 똘똘 뭉친 유시민 주변의 영남 인종주의자들이 자기네 ‘고향까마귀’들의 문제점을 지적할 리 만무하지요. 저들의 이른바 ‘성지’에서조차 승리하지 못했다면 그 지역은 속된 말로 죽어도 안 되는 동네인 겁니다. 한마디로 구제불능이에요.
그래서 든 생각입니다. 한반도 동남쪽에서 한나라당 지지표를 진짜 뺏어오고 싶으면 “기호 0번 김영삼을 찍자!”고 외치는 것이 되레 효과적 방법일 것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는 약간은 나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YS는 아직까지도 그 실체가 아리송한 ‘노무현 정신’ 따위의 사이비 주술을 읊어대며 정치와 종교 사이의 경계를 허물어뜨리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치와 종교를 가르고 있는, 헌법에도 규정된 ‘정교분리’의 원칙이 무너진 사태는 이명박 정권 들어와 새삼스럽게 일어난 현상이 아닙니다. 지난 정부에서 이미 그 초기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YS는 경상도에 기반을 둔 부패한 악질 군벌 하나회를 해체시키고, 경제정의 실현의 초석을 놓은 금융실명제도를 전격 실시하는 등 대통령 재임 시에 나름대로 가시적 치적을 창출해 대한민국의 실질적 개혁과 진보에 기여한 인물입니다. 게다가 그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진영의 부당하고도 집요한 요구를 뿌리치고서 정치검찰의 15대 대선정국 개입을 과감히 차단하였습니다.
제가 언제 다시 경상도 땅을 밟게 될지 지금으로서는 모르겠습니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민족통일을 이루는 데 미력이나마 이바지하고자 북한을 수시로 방문하게 될지는 몰라도, 앞으로 특별히 영남지방을 찾아갈 일은 없을 듯싶군요.
그래도 혹시 만약에 경상도에 들르게 된다면, 그리고 그곳 주민들이 저에게 영남 출신의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나는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출처:수복(본칼럼은 유료 칼럼이므로 무단전재 퍼가기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