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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구청장 재선거가 실시되는 서울 중구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분당 을과 함께 수도권 지역 승패를 가늠할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일단 21일 현재 판세는 한나라당 최창식 후보와 민주당 김상국 후보가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대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이 전날 한 방송에 출연, ‘서울중구의 지역 분위기를 혹시 듣고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거기도 쉽지 않다고 해서 많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답변할 정도다.
따라서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해 상당한 득표력을 과시했던 정동일 전 구청장 지지표심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지지하는 친박 표심의 향배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동일 전 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 민주당 돌풍에도 불구하고 1만5785표(26.5%)를 얻는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황현탁 후보가 얻은 표와 비교할 때 불과 2000여 표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정당에 관계없이 정 전 구청장 개인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여야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정 전 구청장 지지자들의 선택이 주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정 전 구청장은 민주당 김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후보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동일 전 구청장 지지자들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들이 상당수 이탈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따라서 그 이탈자들이 얼마나 되느냐가 이번 구청장 선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친박 성향의 표심도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친박 성향 표의 결집이 당락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여론 조사 분석을 보면 항상 친박 성향 표가 분명히 있고, 친박 성향 표는 한나라당을 찍는 게 반, 안 찍는 게 반 그렇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패배한 것은 친박 성향 표심이 기권을 하거나 민주당에 표를 주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런 경향이 나타날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다만 나경원 의원과 박근혜 지지자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 박근혜 지지팬클럽 가운데 최대 조직으로 알려진 박사모가 나 의원을 공격했고, 이에 대해 나 의원 측이 박사모 회장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법정에 고소하는 등 양측의 관계가 상당히 악화된 사례가 있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최창식 후보가 ‘친이계 후보’라는 점도 친박 성향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실제 최 후보는 기술직 공무원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당시 행정2부시장으로 발탁한 MB 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선거지원 요청에 대해 전날 "선거에 개입 안한다"고 거듭 못 박았다.
따라서 친박 성향의 표심 가운데 상당수가 기권을 하거나 오히려 민주당 후보 쪽에 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최근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유럽을 방문키로 하는 등 여권이 단결, 화합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친박 성향 유권자들이 반발심을 갖고 거꾸로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은 많지 않은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과연 친박 성향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또 정동일 전 구청장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 결과가 무척 궁금하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