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형 박사 지난 시간에 오질(吳質)과 위(魏)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각별한 관계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황제의 총애가 두터우면 거만해 지는 법,당시 오질(吳質)이 황제의 신임을 등에 업고 얼마나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였는지를 나타내는 글이 오질별전(吳質別傳)에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습니다.
"위(魏) 문제(文帝)는 일찍이 오질(吳質)및 조휴(曹休)를 불러 연회를 즐기면서 황후인 곽후(郭后)에게 나와 오질(吳質)등을 보도록 명했다. 문제(文帝)가 말하길,“경(卿)들은 황후의 얼굴을 우러러 자세히 봐도 좋다.”하니,그의 오질(吳質)에 대한 지극한 친함이 이와 같았다.
오질(吳質)이 황초(黃初)5년(AD 224) 경사(京師: 수도)에 입조했을때,조서를 내려 상장군(上將軍)및 특진관(特進官)이하 모두를 오질(吳質)이 묵고 있는 곳에서 연회를 열도록 하면서, 官에서 연회에 필요한 일체의 물품을 대어 주었다.
연회가 무르익어 술이 얼큰하게 취하자, 오질(吳質)은 흥청대며 놀기 시작했는데,이때 참석한 상장군(上將軍) 조진(曹眞)은 뚱뚱했고, 중령군(中領軍) 주삭(朱鑠)은 말랐기에 술김에 오질(吳質)은 광대를 불러 살찐 것과 마른 것에 대해 우스꽝스럽게 얘기해 보도록 하였다.
조진(曹眞)은 귀한 신분(황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희롱당하니 수치스러운 나머지 화를 내며 오질(吳質)에게, “경(卿)은 그대 밑의 신분인 부곡장(部曲將)같이 나를 대우하려는 것인가?”하였다. 표기장군(驃騎將軍) 조홍(曹洪),경거장군(輕車將軍) 왕충(王忠)등이 오질(吳質)을 편들어 말하길,“장군(오질(吳質)께선 상장군(上將軍)이 스스로 살찐 것을 다스리도록 하려는 것이니,알아서 살을 빼셔야 하겠습니다.” 하였다.
조진(曹眞)이 더욱 화가 나서, 칼을 뽑아 눈을 부릅뜨고 말하길,“광대가 감히 경솔하게 굴다니, 내가 널 베어버리겠다.” 그러면서 좌중을 욕했다.그러자, 오질(吳質)이 이에 칼을 만지며 말하길, “조자단(曹子丹: 조진(曹眞)의 字),너는 상위의 고기(광대를 지칭)도 베지 못하는 구나. 나는 너를 통째로 삼켜도 목젖 한번 떨지도 않을 것이며 너를 통째로 씹어도 이빨 한번 흔들리지 않을 것인 즉,어디 감히 勢를 믿고 교만하게 군단 말이냐?” 하였다.
주삭(朱鑠)이 이로 인해 일어나 말하길, “폐하는 우리들로 하여금 가서 경(卿)을 즐겁게 해주라고 하셨을 뿐인데, 어찌 이러실 수가 있단 말이요!” 하며 일어서자,오질(吳質)이 주삭(朱鑠)을 큰소리로 꾸짖으며 말하길,“주삭(朱鑠), 네 놈이 감히 연회자리를 파(罷)하려 하다니!!” 하니,뭇장군들이 다시 좌석으로 돌아가 앉았다. 화가 꼭대기까지 난 주삭(朱鑠)은 급한 성미를 못이겨,자리로 돌아가 검을 뽑아 땅을 찍으니, 곧 연회자리가 다시 깨어졌다." (帝嘗召質及曹休歡會,命郭后出見質等。帝曰:「卿仰諦視之。」其至親如此。質黃初五年朝京師,詔上將軍及特進以下皆會質所,大官給供具。酒酣,質欲盡歡。時上將軍曹真性肥,中領軍朱鑠性瘦,質召優,使說肥瘦。真負貴,恥見戲,怒謂質曰:「卿欲以部曲將遇我邪?」驃騎將軍曹洪﹑輕車將軍王忠言:「將軍必欲使上將軍服肥,即自宜為瘦。」真愈恚,拔刀瞋目,言:「俳敢輕脫,吾斬爾。」遂罵坐。質案劍曰:「曹子丹,汝非屠几上肉,吳質吞爾不搖喉,咀爾不搖牙,何敢恃勢驕邪?」鑠因起曰:「陛下使吾等來樂卿耳,乃至此邪!」質顧叱之曰:「朱鑠,敢壞坐!」諸將軍皆還坐。鑠性急,愈恚,還拔劍斬地。遂便罷也。)
이 연회사건은 당시로서도 매우 유명한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오질(吳質)이라고 하면 항상 이 연회사건이 따라 다닐 정도이니까요.사람의 술버릇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 법,다음 시간에는 정적(政敵)관계에 있었던 조식(曹植)이 오질(吳質)과 연회를 같이 한 후,다음에는 그의 방약무인한 행동을 멋있게 간접적으로 꼬집어 쓴 글인 <여오계중서(與吳季重書)>와,오질(吳質)이 그에 대한 답변을 한 <답동아왕서(答東阿王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