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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9일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격이 개시 되었을 때 미군이 하루 동안 발사한 토마호크 미사일은 122개에 이른다. 토마호크는 1개에 140만 달러다. 영국해군도 토마호크를 발사 했지만 불과 2발에 불과했다. 국방예산이 그만큼 뒷받침이 안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도대체 군사대국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의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인가.
또 리비아 공격작전 외신기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국적군의 전투기들이 나폴리에 있는 미군기지에서 발진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나폴리에 미군기지가 있었나? 미국이 해외에 갖고 있는 군사기지는 몇 개나 되길래 나폴리에 까지 공군기지가 있는 것인가.
미국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군사대국으로 성장 했는지 사실 미국인들도 잘 모른다. 미국의 국방비는 전 세계 국가가 지출하는 국방비의 43%에 해당된다. 쉽게 표현하면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국방비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다. 2010년의 경우 미 국방예산은 연간 5338억 달러로 되어 있지만 추가 국방비로 1300억, 해외주둔군 유지비로 330억, 제대군인들을 위한 지원비로 2620억을 더 지출하고 있다.
중국이 요즘 목에 힘주면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국방비는 연간 988억달러에 불과하다세계2위지만 1위인 미국과 엄청난 차이다. 3위가 영국으로 690억. 3위가 프랑스로 670억, 한국은 271억으로 11위다(스웨덴 세계평화위원회 통계).
미국의 해외기지 규모를 알고 나면 미국인들도 놀란다. 세계 153개국에 725개의 기지를 갖고 있으며 25만4000명의 병력이 파견되어 있다. 민간인과 가족 합하면 53만 명이다.(펜타곤 해외기지 현황보고서 통계). 카타르, 오만, 키르키스탄 등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에도 미군은 주둔하고 있다. 항공모함이 10여척이나 된다.
우주도 미국이 장악하고 있다. 이번 일본의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만 하더라도 미국의 첩보위성이 항상 사진을 찍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정보자료를 얻고 있을 정도다. 북한의 군사동향에 대해서는 미국의 첩보위성 도움 없으면 한국은 암흑 속에서 더듬는 형편이다.
미국은 식민지가 없지만 사실상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이같이 해외에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1898년 스페인전쟁에서 부터다. 쿠바 하바나 항에 정박 중이던 미 군함 메인호가 폭파되어 가라앉자 이를 스페인의 공작으로 몰아붙여 일전을 벌인 것이 '스페인 전쟁'이다.
스페인 전쟁에서의 승리는 미국에 횡재를 안겨 주었다. 필리핀을 식민지로 두게 되었고 푸에리토리코, 괌 등 스페인의 해외기지를 인수했으며 지금의 콴타나모 기지도 당시 쿠바를 독립시켜 주면서 장기간 대차계약을 한 것이다. 이때부터 미국은 왕년의 영국이 빠졌던 군사력우위 중독증에 빠져 지금은 21세기의 해지지 않는 나라로 군림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재정적자가 현재 사상 최고인 1조 4000억 달러에 이르렀다. 국민들은 도전의지를 잃고 안락위주 의식에 젖어 있으며 세계 1위이던 교육 시스템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어린이의 수학실력은 세계 25위. 과학은 17위, 대학졸업 비율도 12위. 국민장수 27위, 비만증 1위, 그리고 건강보험제도는 엉망이다.
범죄율도 최상위고 무엇보다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극으로 달려 국론이 분열되어 있다. 군사력도 1위지만 빚도 1위다. 왕년의 로마제국 말기를 연상케 한다. 미국의 내리막길이 시작된 징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이철/미주 한국일보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