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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30일 오후, 분당을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나라당 아성이라고 분류되었던 성남 분당을 지역 분위기가 지금은 변하고 있음이며, 이제까지 한나라당 후보면 누구나 당선되던 시대가 아님에 한나라당 지도부 고민의 폭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과거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성남 역시 경기도에 소속된 지역이다. 그런 인연도 이번 재보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는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민주당에 입당후 수년동안 민주당내 여타 지도급 정치인에 비해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쳐 왔다. 종로에서 출마하여 낙선한 경험도 있다.
이번에 분당을 재보선 출마를 앞두고 고심을 거듭했던 손학규 대표는 선당후사(先黨後私)라는 자신의 발언을 이행하고자 출마를 결심한 듯하다. 측근의 만류와 세간의 비판 그리고 1년 짜리 금뱃지 운운 발언에도 출마를 작심한 것이다. 어쩌면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담보로 여권의 핵심 지역인 분당에 출마하는 것이라 하겠다.
손학규 대표의 분당을 출마는 4.27 재보선 의미를 더욱 확대시킨다.
4.27 재보선은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담고 그 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4.27 재보선은 현 정부에 대한 마지막 심판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분당을 선거에 출마한 손 대표의 선거 운동은 강원도지사 선거와 김해 선거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선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조직과 자금 그리고 이슈와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가 선거의 결과를 좌우한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람이다. 선거에서 바람의 효력은 이미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성사시키면서 입증되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에 대항하여 오세훈 바람이 성공했음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손학규 대표의 성남 분당을 출마는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이다.
현재 제1 야당의 대표가 1년 남은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재보선에 출마하는 것은 손학규 대표의 당선이 정치권에 가져 올 파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핵심지역인 분당을에서 손 대표와 한판 승부를 실시해야 할 후보가 한나라당에서는 마뜩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으며 공천 내홍마저 겹치면서 사실상 내우외환에 처해있다.
원희룡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러한 경우의 수를 감안,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한 전략공천을 수차례 언급해 왔다. 이 말의 뜻은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이나 박계동 같은 수준이라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손학규 상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강원도와 김해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패배할 경우, 기존의 민주당 몫이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애써 자위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분당을에서 야당 후보에게 한나라당 후보가 패할 경우 이는 당의 근간이 흔들리고 자칫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당내에 출마 선언을 한 예비후보들은 손 대표와 상대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는데 원희룡 공심위원장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정운찬 전 총리의 재부상이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미 정운찬 전 총리는 동반성장위원장 사퇴와 대통령의 반려속에 다시 동반성장위원장 직에 복귀하면서 이미지가 실추되었다.
설상가상, 신정아의 자서전 성격 에세이에서 정 전 총리가 실명으로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맞았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정운찬이라는 정치적 상품 가치는 매우 손상돼 버렸다. 한나라당은 그래도 손학규와 정운찬 1:1 승부를 예상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는 모습이지만 한나라당이 무리수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국민을, 선거는 투표를 하는 유권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개되어온 양상이다. 유권자인 국민은 정치권이 만든 틀 안에서 조연의 역할에 충실할 따름이었다. 정치의 주연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3년간 이명박 정부의 실정은 양극화 심화로 인한 위화감의 확대와 계층간 갈등으로 국민들에게 많은 아픔을 주었다.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무리수로 선거를 이기려고 하면 오히려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가 살아있는 생물이듯이 선거역시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당내 예비후보 공천을 파기하고 전략공천에 의하여 정운찬 카드를 활용할 경우 그 파장 역시 만만치 않다. 그리고 정운찬-손학규 선거는 대선 후보간 싸움으로 확전되면서 재보선의 범위에서 18 대선 전초전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작금의 정치 분위기는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다. 제1 야당 대표가 성남 분당을에 출마하기 까지는 많은 고민과 검토가 전제되어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선거 구도를 업신여기고 한나라당이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배출하고 그 결과가 패배로 나타날 경우 ,그 후유증과 파장은 한나라당 근간을 흔들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