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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오랜 고심 끝에 드디어 30일 결단을 내렸다. 4.27 재보선 분당을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민국', '강북민국'을 인정하지 않으며 '보수의 대한민국' '진보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새로운 나라에 대한 국민의 희망을 확인하고자 분당을 재보선에 출마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먼저 공개적으로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손 대표의 이날 결정을 환영하는 바다.
사실 손대표의 입장에서 보자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소위 `천당 아래 분당'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정치생명을 내던지는 자살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손 대표가 패배할 경우 그의 당내 리더십은 상당한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우선 당장 당내에서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 비주류들의 견제가 가속화될 것이고, 심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
당내 구심력의 약화는 결국 야권 차기 대권주자 싸움에서도 경쟁자인 유시민 참여당 대표에게 밀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손 대표의 핵심 측근인 신학용 의원이 최근 기자회견을 자청해 출마를 만류한 것도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손 대표의 출마를 강하게 촉구했던 것은 그것이 당을 살리고 야권을 살리는 동시에 자신도 살릴 수 있는 승부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반감에 극에 달해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 텃밭으로 4.27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는 경남 김해와 경기 성남 분당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3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사실 이런 상태라면 이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은 식물정당으로 전락하는 게 통상적이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전히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게 무슨 뜻인가.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극도로 혐오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을 대안으로 여기고 있지도 않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대표의 출마 결단은 충분히 가치 있는 승부수가 될 수도 있다.
손 대표가 승리할 경우, 민주당 지지율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고 이는 야권 전체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분당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경남 김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강원도지사 선거 등에 영향을 미쳐, 야권 후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즉 어려운 지역에 본인이 나서 책임을 지는 모습이 오히려 전체 재보선 판도를 흥행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또한 한나라당 후보와의 맞대결이 진행되는 동안 손 대표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낙인도 사라지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차기 야권 대선주자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답보 상태에 있는 지지율을 단숨에 뛰어 넘어 야권 대선주자 경쟁자인 유시민 참여당 대표에게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모쪼록 손 대표가 한나라당의 심장부에 뛰어든 만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당당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바란다.
그리하여 아직도 반성할 줄 모르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에게 따끔한 맛을 보여 줄 수만 있다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아울러 한나라당도 이제 이전투구(泥田鬪狗) 공천 싸움에서 벗어나 손 대표와 멋진 한판 승부를 펼칠 수 있는 후보를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해 주기 바란다.
출처:시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