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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가 盧와 결별했다면 역사는 달라졌을 것
김 - 진보적 정체성을 드려내기 위해서 “이명박 정권을 죽여 버려야 한다.”는 말도 하는 게 아닐까요? 품격만 따지는 것도 조금은 야박한 것 같은데….
공 = 말을 과격하게 해서 사이코스러운 게 아닙니다. 천정배 씨가 민주당 최고위원이잖아요? 그런데 최고위원이 문성근과 어울려 다니면서 민주당이 후보 내지 말자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다닌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사이코란 소리를 듣는 거지. 민주당이 선거에서 후보 내지 말자고 하는 사람이면 민주당 최고위원 반납해야 정상에요. 지금 민주당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회의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공당의 수뇌부가 모여 있는 자리라는 생각이 들지가 않습니다. 비리사학에 파견된 관선이사들의 모임 같아요. 어떻게 하면 여기서 빨리 손 털고 떠날까 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인상이라니까. 저 사람들이 정말 민주당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인지 믿어지지가 않아. 그러니 그 사람들이 달리 사이코들이겠어요?
김 - 전략적 견지에서 바라보면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야권연대의 일환이라고 평가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공 = 내가 김 교수님께 또 반문해볼게요. 예컨대 정동영 씨가 다음 대선에서 야당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면 유시민 지지자들이 정동영을 찍겠어요? 물론 안 찍죠. 이번에는 역으로 유시민 씨가 야권의 단일 후보로 됐다고 가정해봅시다. 노무현 전 대통령한테 등 돌린 호남 유권자들이 유시민 찍어주지 않습니다. 환상에요. 망상이고. 과거에 노 전 대통령이 한미 FTA 체결한 다음에 경상도에서 참여정부 지지율 올랐다고 좋아하던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야권후보 단일화? 장사로 치면 앞에서 하나 남기고 뒤에서 열 밑지는 거예요. 그렇게 때문에 저는 정상적으로 정당정치를 하자는 겁니다. 정상적으로. 그리고 야권이 단일정당이든 단일후보든 아무튼 이겨서 정권을 잡은 다음에 국정을 잘 운영하면 문제없겠지만 잘못했을 경우에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겁니까? 책임질 사람도, 책임지려 할 사람도 분명 없을 겁니다.
박근혜 현상이란 뭐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현 대통령의 공통점이 매우 많은데 박근혜 씨 같은 경우에는 그 둘 다한테 대립각을 세웠던 사람입니다. 노무현으로부터도 자유롭고, 이명박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입장입니다. 그런데 박근혜를 빼면 여야의 주요 대권후보들 가운데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김 - 천정배도 그렇지 않았나요?
공 =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지 않습니까? 법무부 장관. (한숨을 내쉬며) 그게 크죠. 나도 지금도 참 아쉬운 일이 있어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거부했을 때 김근태 씨가 청와대를 힘껏 들이박은 다음에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거나, 그게 아니면 열린우리당 내에서 현재의 박근혜 씨가 한나라당 안에서 띠고 있는 정치적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으면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가 상당히 달라졌을 겁니다.
김 - 김근태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공 = 김근태 본인이 설사 대통령은 못 되었더라도 상당한 세력을 자기 밑에 안정적으로 거느렸을 테고, 그 세력이 한국정치의 구도가 수구보수의 일방적 우위로 짜이는 사태를 효과적으로 막아냈을 겁니다. 바꿔 말하면 노무현으로부터 자유롭고, 이명박으로부터도 당연히 자유로운 세력이 현재의 민주당 안에 강하고 많게 포진해 있을 수가 있었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 그런 세력이 사실상 없다시피 하잖아요.
김 - 그렇다면 내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한번 예측해보죠. 현재의 흐름을 본다면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박근혜 씨가 대권을 차지할 거라는 시각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각들에 동의하십니까?
공 =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기기묘묘한 묘수들이 정치에서 통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소위 강남좌파가 출현한 것도, 이른바 ‘조국 현상’이 나타난 것도 결국에는 그 가장 큰 원인은 오마이뉴스 사장인 오연호 씨에게 있습니다.
오연호는 묘수중독증에 걸려
김 - 왜 오연호 씨한테?
공 = 솔직히 말해서 오연호는 환자에요. 무슨 환자냐? 묘수중독증 환자입니다.
김 - 오연호 사장은 자신이 새로운 대안을 내놓는 거라고 말합니다.
공 = 그러니까 환자라는 겁니다. 아주 기기묘묘한 묘수만 잘 개발해내면 세상에 못할 것은 없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그런데 한번 보자고요. 문국현 실험의 실패에 대해서 오연호는 한 번도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습니다. 남들은 다 문국현 실험이 실패했다고 인식합니다. 심지어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이나 김헌태 전 KSOI(한구사회여론연구소) 소장 같은 인물들도 실패를 인정해요. 그런데 오연호만큼은 그걸 실패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 오연호 씨는 그 당시에 자기가 문국현 카드보다 더 자극적이고 화끈한 걸 들고 나오지 못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판단하거든요. 묘수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묘수를 덜 둬서, 묘기를 덜 부려서 문제가 생겼다고 여긴다는 거죠. 그 결과 이번에는 문국현 실험 때보다 더 황당하고 엽기적인 카드를 걸 꺼낸 겁니다. 문국현은 그나마 약간은 대중적으로 검증된 구석이라도 있죠. 조국은 정치인으로서 검증된 게 전혀 없어요. 솔직히 나도 조국이 정확히 뭐하는 사람인지 몰랐어. 오연호가 조국 띄워주기 전까지는 진중권이 변희재 놀려먹을 때 쓰는 표현대로 일개 ‘듣보잡’일 뿐이었지. 누군가 그러는 건 들은 적이 있어. 조국 씨가 옛날에 사노맹 활동을 했다나. 그런데 그게 도대체 언제 얘기야.
나는 진보진영이 정상화되려면 오연호 같은 사람들이 빨리 도태돼야 한다고 봅니다. 도태! 왜냐? 퇴출은 곤란해. 퇴출될 경우에는 자기가 마치 억울하게 쫓겨난 것처럼 또 머리 들이밀고 이 동네에 출몰할 것 아닙니까? 도태돼야만 변명의 여지가 없어지는 거지. 오연호 씨 같은 사람들이 빨리 도태돼야 진보든 개혁이든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가 있을 겁니다.
김 -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그게 무얼 뜻하는 거죠?
공 = 정당정치의 회복입니다. 정정당당하게 정치하자는 겁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정책들을 유권자들에게 내놓고, 그 결과를 책임지라는 겁니다. 유권자들이 그 정책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평가를 내리면 그 모자란 부분들을 체계적으로 채워나가서 국민들에게 좀 더 개선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거지요. (분노한 음성으로)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어. 오로지 묘수야 묘수! 요렇게, 요렇게, 요렇게 하면 또 요렇게, 요렇게 될 것이라는 ‘경우의 수’들만 다들 남발하고 있다니까. 오연호 씨만 그런 게 아닙니다. 현재 서프라이즈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전부 환자에요. 오연호 씨가 묘수중독증 환자라면 그 사람들은 무슨 환자냐? ‘경우의 수’의 환자들이지. 나는 거기 잔류한 사람들의 몰골을 보면 한국축구의 암흑기가 떠올라. 우리는 승점이 얼마고, 상대방의 골득실의 차이가 얼마니 이 팀이 저 팀을 잡아주면 우리 국가대표팀이 올라갈 수 있다고 열심히 경우의 수를 계산하던 한국축구의 암흑기 말에요. 죄다 제정신들이 아닌 셈이지.
김 - 정정당당한 정치, 또는 정상적인 정치를 더는 회피하지 말자는 주장이시네요.
공 = 정정당당한 정치, 정상적인 정치를 이룰 수 있느냐의 관건은 만신창이가 돼버린 정당정치를 복원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복원에 전력투구해도 모자랄 판국에 오히려 가뜩이나 망가진 정상적인 정당정치를 더욱더 파괴하는 데 광분하고 있잖아요.
김 -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 자체도.
공 = 그것 자체가 정당정치의 파괴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상이죠. 나는 창작과비평 같은 곳들이 빨리 거취를 결정하기를 바랍니다. 문학에 전념하던지, 아니면 구성원들이 각자의 지향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