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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과연 제정신인가?
무개념도 이 정도면 국가대표급...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다"는 게 있다. 윗사람이 정신이 제대로 박히고 모범적인 사람이면 아랫사람들도 자연히 그렇게 따라가게 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자연현상에선 그 반대(逆)가 반드시 참이 아니지만, 이명박 정권의 사람들 만큼은 반대도 반드시 참인 듯 하다.
이명박이 걸핏하면 상식과 논리를 벗어난 발언으로 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들더니 이 정권의 주요 인사들도 마치 이명박 따라하듯이 어처구니 없는 발언들을 뱉어내고 있다. 그들의 발언을 듣다보면 저들이 과연 일국의 장관이 맞는지, 과연 개념이라는 걸 갖고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13일 "노사분규는 극단적으로 보면 집안문제"라며 "외부 사람이 집안사정을 잘 알 수 없는 만큼 노사 당사자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도 평택시 송탄공단 내 진보공업에서 가진 쌍용차 협력업체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기업에 법적으로 보장된 경영권이 있는데 노조의 해고불가 입장은 경영권에 대한 침해이다. 법이 정한 경영권을 단체협약에서 침해하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낙후된 노사관계가 경제 선진화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이 11일 쌍용차 사태에 대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해 국가적 손실이 컸다. 선진국 가운데 폭력적인 노사문화가 일상화된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이번 일을 노사문화 선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본질을 벗어난 발언을 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얘기다.
이장관이 노사문제 주무장관임에도 쌍용차 사태가 극한대치를 하고 있는 와중에 태평스레 휴가를 떠났던 사람임을 생각하면, 그런 말을 하는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그렇다 쳐도 명색이 노동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기업부 장관인지 경총이나 전경련 대변인인지 모를 소리나 내뱉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영희는 노동부가 왜 있는 것인지, 노동부 장관이 뭘 하라고 있는 것인지 개념조차 없는 듯 하다.
그런가하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엉뚱한 발언으로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윤 장관은 이날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것은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회 구성원이 이러한 효율성 향상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일자리 창출'을 부르짖으며 한편으론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명박의 '노동시장 유연화가 비정규직 문제 해법'이라는 앞뒤 안맞는 무개념 발언을 되풀이 한 셈이다. 윤증현은 파리 목숨같은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이 52%나 되는 우리나라에서 그게 얼마나 정신나간 소리인지 한번이라도 생각을 해보고 그런 말을 한 것일까?
그에 앞서 얼마전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하여 억류돼 있던 두 여기자를 석방시켰을 때 통일부 대변인은 이런 논평을 내놨었다.
"클린턴의 방북은 개인적인 자격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에 특사를 보내든가 할 계획은 없다..."
하긴 관계를 악화시키거나 북한을 자극할만한 온갖 발언이나 행동을 수시로 해놓고선 막상 북한이 대화창구를 닫아버리자 "(북한이 스스로 변하기를)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며 손을 놓고 있던 개념없는 이 정권에게 무슨 뾰족한 대책이 있을까마는, 미국이 전직 대통령을 보내는 방법까지 써가며 억류된 자국민 구출하는 걸 보고도 한다는 소리 하고는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정부가 그동안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나 최근 억류된 연안호 선원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만큼 절실하게 기울였을지는 통일부 대변인의 발언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자국민이 억류돼 있는 상황에서, 더구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천명한 미국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전직 대통령까지 활용하며 석방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보고서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는 태평한 소리를 하거나, "특사 같은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게 정부가 할 말이었는가?
유씨가 13일 북한의 추방형식으로라도 석방돼 어쨌든 다행이긴 하지만,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 정부의 노력 때문인지 현정은 현대 회장의 방북 때문인지는 따져봐야 할 것이다. 만일 북한이 이번에 유씨를 석방하지 않았더라도 차후 정부가 무슨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의 부족이라기보다 개념 부족이고 능력 부족이라서 그렇다. 클린턴의 방북을 개인적 방문으로 의미를 폄하하며 정부의 무능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 한 얄팍한 꼼수가 그것을 증명한다.
이 정권의 윗물이라 할 이명박의 무개념에 대해서야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이명박은 지난달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산촌 주민들의 비 피해가 우려된다며 "평지로 이주시켜 집단 거주하게 하는 게 어떠냐"는 코미디 같은 발언으로 국민들을 실소케 한 바 있다. 그들이 평지에 살 줄 몰라 산촌에 사는 것인가? 또한 그런 식이라면 피해가 발생하는 지역마다 주민들을 모조리 이주시켜야 할 것이다.
얼마 전에는 또 6자회담에서 북한을 빼고 5자회담을 하자는 어처구니 없는 제안을 함으로써 황당하다는 시선을 받더니, 최근에는 대학졸업자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들어버리는 학자금 융자 제도를 '등록금 인하'라는 문제의 핵심은 건드리지 않고 '취업후 상환'이라는 허울만 그럴싸한 편법을 동원하여 생색을 내고 있다. 정진곤 청와대 교육수석은 엊그제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다니는 사람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그것은 이명박 정부의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잔뜩 생색을 내면서도 등록금 인하라는 문제의 본질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말하지 않았다. 그 또한 이명박의 개념없음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명박의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무개념이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그런 발언과 행동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문제는 그런 무개념이 이명박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정권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위인들까지 닮아서는 안될 윗물을 닮아가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나라에 사실상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저들의 황당하거나 기가 찬 무개념 언동들을 접할 때마다 종종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저들은 과연 제정신이며 정말 국민을 위한다고 저러고 있는 것일까?"... (개념 부족도 저 정도들이면 가히 국가대표급인데, 하기사 국가대표라는 대통령부터 그모양이니 더 무얼 말하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