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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는 미래의 이재용 장학생
- 김 :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지지해 달라고 한 데 대해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를 두고 아픈 부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 공 : 제가 유시민 씨라면 만세 부릅니다.
- 김 : 예? 만세를 부른다고요?
= 공 : 뒤에서.
- 김 : 뒤에서….
= 공 : 참여정부의 가장 껄끄러운 부분이 삼성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걸 이제 손학규 씨한테 덮어씌울 수가 있어요. 유시민이 말하는 노무현 정부의 부채를 이광재 등에 실어서 손학규한테 다 보내버리는 거죠. 쉽게 말하면 이광재가 유시민 입장에서는 자기를 위한 ‘배드뱅크’ 역할을 해준 겁니다. 왜 그러냐? 앞으로 손학규 씨는 민주당내 진보블록으로부터 끊임없이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광재를 껴안았잖아요!
나는 이광재 씨를 아주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공식적 명분이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협조 요청이었겠지마는 이광재 씨가 도지사에 당선된 다음에 제일 먼저 한 일 중의 하나가 이건희 씨 만나러 가는 거였어요. 그것도 이건희 씨 사저로 자기 스스로 찾아갔습니다. 물론 이건희 씨가 몹시 특이한 분이시긴 하죠. 집안에 사무실 차렸으니까. 그런데 이건희가 이광재가 방문하는 걸 왜 환영했겠습니까? 단기적인 정경유착이 목적이 아닙니다. 대단히 장기적인 정경유착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이광재가 지금 40대 중후반입니다. 이건희 씨의 친아들인 이재용 씨 또래입니다. 이건희 회장은 평생 동안 자기 아들의 정치적 보디가드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들을 하나둘씩 육성하려고 하는 겁니다.
- 김 : 와, 이건희 장학생! 아니, 이재용 장학생!
= 공 : 이건희는 늘 정경유착 궁리하게끔 본래부터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고 칩시다. 그럼 문제는 뭐냐? 그렇게 생겨먹은 이건희 회장이 그런 의도로 키우는 연습생을 가장 일착으로 민주당에서 캐스팅했다는 겁니다. 한나라당에서 구해온 게 아니라. 즉 이광재는 자신의 정치적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앞으로 30년 동안, 어쩌면 죽을 때까지 이재용의 정치적 경호원을 자임한 거예요. 그런 사람과 어떻게 손을 잡습니까? 그런 사람이 자기 손 들어줬다고 거기에 만세 부르는 손학규 씨, 정말 아무 생각 없는 사람입니다.
- 김 : (씁쓸한 듯이) 허허허….
= 공 : 이광재 씨가 손학규 씨 편든 게 유시민 씨한테는 진짜 좋은 일이죠. 참여정부의 가장 꿇리는 부분인, 켕기는 구석인 삼성에 관련된 고름덩어리가 저절로 떨어져 나갔으니까. 알아서! 유시민 관점에서는 그런 거예요. 이명박과의 밀약에 관련된 부분은 문재인한테 떠넘기고, 삼성에 연관된 것들은 이광재에게 전가하고.
- 김 : 공은 자기가 다 차지하면서 마이너스가 될 만한 요소들은 친노직계한테 넘기는 셈이네요.
= 공 : 운도 능력이라고 봤을 때는 유시민 씨가 매우 운이 좋은 게 정동영 씨와 유시민 씨의 관계는 뭐냐? 지금의 정동영 씨는 유시민 씨 한 발 앞에서 유시민 씨가 밟았을 수도 있었을 똥이나 지뢰 대신 밟아주는 사람입니다.
- 김 : 한마디로 말해서 유시민이 (정동영보다는) 나은 사람이네.
= 공 : 나은 사람이죠. 운빨로건 뭐건 어쨌든 난 X은 난 X에요. 그건 인정해야 됩니다. (일동 웃음) 왜냐? 유시민이 복지국가 담론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이잖아요. 북유럽 식 복지국가로 좌 클릭한 정동영 어떻게 됐습니까? 지지율 더 떨어졌어요. 더 미미해졌어요. 만약에 앞에서 정동영이 복지국가란 지뢰 안 밟았으면 그거 지금 유시민이 밟았다가 크게 손해 봤을 겁니다. 사실 복지국가란 건 정책적 층위에 놓여 있는 겁니다. 잠깐 정동영 씨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그 양반이 실패한 원인은 정치의 실패에 있습니다. 정치의 실패는 정치의 성공으로 만회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런데 정동영 씨는 정치의 실패를 정책의 성공으로 만회하려고 시도해요. 그게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자꾸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 김 : 그렇군요. (잠시 쉬고서) 호남에서 괄목할 만한 대선주자는 없을까요?
= 공 : 나는 박준영 전남지사에 대해서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 : 그런데 저는 그 양반 하면 떠오르는 게 영산강과 관련된 애매한 정책적 입장뿐이거든요.
= 공 : 정책적 부분에서는 박준영 씨가 잘못한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오류는 크게 저지른 적이 없습니다.
- 김 : 말씀하신 정치적 오류란 게 뭔가요?
= 공 : 이른바 공천 포기죠. 정당정치 부정하는 거죠. 결국 또 강남좌파 얘기가 나오게 되는데 정당이란 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잠깐 숨을 고르고) 마르크스는 두 가지를 발명한 사람입니다. 그는 공산주의를 발명한 사람에요. 동시에 그는 공산당을 발명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바꿔 말해서 마르크스는 현대적 의미의 정당을, 정당개념을 발명한 사람이란 겁니다. 그전까지는 정당이 아니라 일종의 도당이었어요. 그럼 현대적 정당이란 게 뭐냐? 어떠한 독자적인 정치적 프로그램을 가지고 대중의 지지를 추구하는 집단이 바로 정당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를 한번 보세요. 예를 들어 조선시대 정치의 특징을 보자고요. 동인, 서인, 남인, 북인, 노론, 소론이 민중들도 공유하고 동감할 수 있는 의제를 가지고서 당쟁을 벌인 게 아니었잖아요? 오로지 임금의 총애를 먼저 얻기 위한 경쟁일 뿐이었지.
현대적 정당의 태생을 단서로 해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증기기관의 발명을 분기점으로 삼아서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듯이, 현대적 정당의 발명을 경계로 해서 정치적 근현대가 갈라지는 겁니다. 정당정치를 부정한다는 행위는, 우리가 이명박더러 역사를 10년 전으로 후퇴시켰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정치를 5년 전, 10년 전이 아니라 수백 년 전으로 돌려버리는 짓입니다. 정당이란 건 자신들이 표방하는 독자적 프로그램을 가지고 선거에 나가서 대중의 심판을 받아야 정상입니다. 그래서 유권자 대중으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 집권하는 거고, 대중의 외면을 받으면 야당하면서 실력을 기르는 게 올바르고 정상적인 길입니다. 그런데 강남좌파들은 물론이고 손학규 씨 역시 그걸 부정하잖아. 박준영 지사가 영산강 개발에 찬성함으로써 정치적 오류를 범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준영 씨는 정책적 오류는 저질렀지만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정치적 패착마저 두지는 않았어요.
강남좌파들 같은 경우에는, 조국씨도 마찬가지인데,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정당정치를 부정하느냐면, 도둑놈 심보란 게 뭡니까? 권리만 주장하고 책임은 안 지려고 하는 게 도둑놈 심보잖아요. 누가 나한테 입법권을 부여한다고 하면 나는 제일 먼저 만들고픈 법이 있어. 대학교수들이 교수신분 유지한 상태로 정치 못하게 하고, 신문칼럼 못 쓰게 하는 게 그거야. 신문칼럼은 왜 못 쓰게 하냐? 이것들은 신문칼럼을 자기소개서 용도로 쓰더라고. 유력한 정치인들을 향해서 나 한번 써달라고 유세하는 거지. 조국 씨의 사례를 봅시다. 그 양반이 지금 정치적 발언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어떠한 정치적 프로그램을 주장하고. 그런데 만약에 조국이 주장하는 프로그램이 실패로 끝났다고 해봐요. 그럼 조국 씨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추궁할 겁니까? 자기가 서울대 교수직 반납할 거야? 조국 씨는 자기가 제시한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면 좋은 거고, 설사 채택이 안 되도 계속 서울대 교수인 겁니다.
내가 얼마 전에 ‘조국과 오연호의 팔자론’을 펼쳤습니다. 왜냐하면 진중권이 아주 잘못된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진중권 씨는 이쪽에서 정권을 잡든 못 잡든 조국 씨의 팔자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변하는데 그게 아니지. 이쪽에서 요즘 부르짖는 소위 야권연대 프레임으로 정권을 창출하게 되면 조국 씨의 팔자는 그야말로 확 피는 겁니다. 최소 법무부 장관에요. 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