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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22일 자리를 함께 했다.
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취임 인사차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예방한 것이다.
이날 대화의 초점은 ‘야권연대’에 맞춰졌다.
손 대표는 "유시민 대표에 대한 기대가 크니 잘 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국민의 기대는 야권 민주 진보세력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라고 말했고, 유 대표는 "손 대표께서 제1야당 대표의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주고 다른 야당을 잘 보듬어 달라"면서 "그렇게 해서 모든 어려운 일을 잘 타개할 것으로 저희가 믿는다"고 답했다.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우리는 하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면밀하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미세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민주당은 참여당과의 통합을 이야기하는 반면, 참여당은 독자생존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둘은 ‘하나가 아니다’라는 뜻이다.
실제 손 대표는 적극적으로 통합과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하나가 돼야 한다. 그 생각으로 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면서 "야당도 이기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하나고 같은 운명체"라고 역설했다.
그러나 유 대표는 "야권은 집권 자체가 최고의 선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가를 훌륭하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각자가 가진 것을 가지고 힘을 모아 가면 가능하다"고 통합론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즉 통합보다는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
민주당이 통합을 간절히 염원하는 반면, 참여당이 통합보다는 연대 쪽을 선호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손대표와 유대표가 야권 주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고, 결국 그 이해가 관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양당이 통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느 한 쪽이 상대를 완전하게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갖지 않는 한 통합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는 말이다.
거기에는 제 1야당의 대표인 손대표의 책임이 크다.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선출된 손 대표는 그 확장성을 가지고 민주당을 ‘손학규화’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손학규의 민주당화’를 추진했고, 결국 그의 지지율은 당 대표 당선 이후 잠깐 치솟았다가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지금은 오히려 유시민 대표보다 뒤지고 있다. 거대 제1 야당의 대표가 원내의석 단 1석도 가지고 있지 못한 군소정당 대표에게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손대표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뭔가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4.27 재보궐선거에 ‘천당보다 좋은 분당’이라는 한나라당 텃밭인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여기에서 패하는 날이면 차기 대권의 꿈도 그만큼 멀리 날아가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가지고는 결코 대권의 꿈을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손학규 책임론이 당내에서 불거질 것이고 이를 피해가기는 어렵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분당을 출마를 결심하고, 거기에 올인 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손 대표의 출마로 분당을 전국적인 관심지역이 될 것이고,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쳐 민주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지난 10.27 재보궐 선거 당시 민주당은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은평을에 잘못된 공천을 했고, 그 결과 다른 지역까지 쓰라린 패배를 맛봐야 하지 않았던가.
그런 우(愚)를 되풀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어쩌면 그것이 손대표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참여당과의 합당을 앞당길 수 있는 첩경일지도 모른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