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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니’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위해 심술을 부리는 성질을 뜻하는 말이다.
그런데 유독 정치인들의 ‘몽니’가 심하다.
그 가운데서도 충청권의 대부 김종필(JP) 전 총리의 몽니는 특히 유명하다.
여러 차례 정치운명을 건 협상테이블에서 JP는 특유의 '몽니'를 부려 상대를 효과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다보니 일반명사인데도 JP 정치 스타일로 더 잘 알려졌다.
실제 JP는 “하고 싶은 말을 골라서 하면서도 때를 맞춰야 하며, 그러고도 안 될 때는 몽니를 부리는 것이 정치”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그는 또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때 부리는 것이 몽니"라면서 "무턱대고 떼를 쓰는 `틀물레질'과 몽니는 엄연히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몽니’를 부리던 JP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결국 정계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이로써 ‘몽니’라는 표현도 정계에서 사라지는 듯 했으나, 그게 아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의 ‘몽니’도 만만치 않다.
지금도 당 대표 경선에서 강재섭 후보에게 패한 그의 몽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 당시 경선에서 패한 그는 곧바로 잠행해 언론의 주목을 끈 뒤 선암사에 나타나 판을 다시 차렸고, 강재섭 대표를 수세에 몰아넣었다.
앞서 그는 지난 2004년 3월 박근혜가 당 대표로 뽑힐 것이 확실시되자 “갑자기 탤런트처럼 등장한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며 몽니를 부리기도 했었다.
물론 말 뿐이었다.
'정운찬의 몽니'나 '오세훈의 몽니'도 유명하다.
정운찬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당시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는 국민을 상대로 몽니를 부리지말고 국민의 뜻을 수행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즉각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하는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안 철회를 요구했으나, 끝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회 표결을 요청하는 몽니를 부리고 말았다.
정 전 총리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몽니를 부렸다.
실제 동반성장위원장이된 그는 자신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사퇴'를 거론하는 등 여권을 곤란에 빠뜨리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과 관련, 지금도 몽니를 부리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무상급식 예산안을 집행하지 않고 무상급식 조례안에 대해서 대법원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고집을 피우고 있다.
“무상급식 예산 집행하지 않겠다는 서울시장의 몽니가 지나치다”는 야당의 질책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4년간 복지에 미쳐있었다’고 주장했던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1일 서울시의회의가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을 통과시키자 2일 서울시정 질의 불참, 3일 시의회와의 전면적인 대화거부 선언, 7일 TV 끝장토론 제안 등 강경한 투사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몽니다.
이런 정치인들의 몽니를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몽니는 대체로 힘없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상대로 할 때에 그나마 국민들의 이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이 JP몽니를 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대문이다.
하지만 이재오 정운찬 오세훈과 같은 경우는 다르다.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지닌 자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약자를 상대로 심술을 부리는 것은 몽니가 아니라 추태고, 오만이자 아집일 뿐이다.
이재오의 몽니, 정운찬의 몽니, 오세훈의 몽니가 결코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