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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선을 불과 2년 앞둔 시점에 현재 권력인 MB는 어느새 ‘지는 해’로 전락하고, 박근혜 전 대표가 ‘뜨는 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여권 내 권력이동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실제 한나라당 친이계 내부에서조차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가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대통령에게 M&A를 제안했던 친이계 남경필 의원은 12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총선 공천과정에 이명박 대통령 의중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마 다음 총선에서 대통령이나 어떤 분들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친이계는 이미 무너졌다, 없다, 이미 해체된지 오래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그 근거로 "여러 사안에서 단일대오 형성 같은 것이 안 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특히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번 총선처럼 공천이 강행되면 큰 파열음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질문에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 총선은 망하는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해 반박하는 친이계 의원들도 존재하고 있다.
친이계 모 의원은 “친이계는 최소한 다음 총선 때까지는 똘똘 뭉쳐 흩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똘똘 뭉쳐 공천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하지만 친이계의 근간인 수도권 의원들은 요즘 좌불안석이다.
잘해야 ‘반타작’이니, 1/3도 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강남에조차 한 두 석은 날아갈 것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나라당 의원 22명이 "더 이상 청와대 거수기를 안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수도권의 심상찮은 민심 때문이다.
MB와 가까이 하면 할수록 민심과 이반되는 현실에서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MB가 아니라 박근혜’라고 하는 사실을 절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MB의 레임덕이 가속화 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희망의 해’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표가 첫 '정책 공청회'를 열자 연평도 사격훈련에 따른 전운 고조에도 불구하고 공청회장에는 무려 70여명에 달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운집해 북새통을 이뤘다.
그동안 정가에서 친박계를 40명 선으로 파악해왔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 가운데는 박희태 국회의장,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단지 박 전 대표의 당내 위상을 고려해 참석한 지도부급 인사들도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그런 인사들을 모두 제외하더라도 60여명에 달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석한 셈이니, 친박계가 60명으로 늘어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그동안 이원집정부제 개헌 가능성 때문에 친이계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청와대와 주변 인사들의 눈치를 보던 의원들도 이제는 “예산안 강행처리로 이원집정부제 개헌은 물 건너갔다”면서 “그렇다면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박근혜를 차기대선주자로 내세우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
다만 아직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박 전 대표의 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을 뿐, ‘미래권력’인 박 전 대표의 곁으로 다가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말이다.
정치 속성이 원래 그런 것이다.
지난 90년 3당합당 당시 다수파인 민정계는 민주계의 YS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다.
그러나 ‘YS 대세론’이 형성되자, 앞장서서 그를 비판하던 민정계 인사들이 오히려 앞 다퉈 YS 품으로 달려가는 웃기는 현상이 나타났다.
지금까지 박 전 대표를 향해 독설을 퍼붓던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도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그게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르면 내년 초에도 이런 장면이 목격될지 모른다.
물론 남 의원의 발언처럼 지금 친이계가 완전히 무너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이재오 특임장관과 안상수 대표가 여전히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운운하는 것이나, 이명박 대통령의 특명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예산안 날치기 때 거수기 노릇을 한 것을 보면, 친이계의 존재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침몰 일보직전의 화려한 ‘타이타닉호’를 연상케 할 뿐이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