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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명박 대통령을 ‘반만년 역사 최고의 도시계획가’라며 잔뜩 추켜세웠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 22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도시계획과 건축 분야에서 세계 1위다. 이승만, 박정희, 세종대왕, 정조대왕 다 합쳐(비교해)도 반만년 역사에서 최고의 역량을 가졌다”며 노골적인 ‘李비어천가’를 읊조렸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대한민국 건국의 재조명’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국민들이 대통령들을 험담하고 욕보이고 있다. 이런 국민이 선진국민이 될 수 있나.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의 인식이 정말 황당하다.
그는 국민들이 왜 이명박 대통령을 그토록 비난하고 있는지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무모한 4대강 삽질로 수만 년을 이어온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 환경을 훼손하고 국토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론이나 국민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
한마디로 ‘막무가내’ 그 자체다.
대통령이 섬겨야 할 국민이 4대강사업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쳐도 4대강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정부인지 묻지 않을 수 정도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경남도의 낙동강 사업권을 빼앗아 갈 것을 일방통보 하는 등 ‘무한질주’를 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이 이에 분노하고 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자, ‘선진 국민’의 모습일 것이다.
오히려 이런 상태에서도 찍소리 못하고 침묵한다면, 그것이 이상한 일이고, ‘후진 국민’ 아니겠는가.
결론적으로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선진 국민’이 아니라는 김 지사의 인식은 대단히 잘못 것이다.
더구나 이 대통령이 이승만, 박정희, 세종대왕, 정조대왕 다 합친 것보다 낫다는 주장은 황당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다.
세종대왕이니, 정조대왕이니 하면서 그리 멀리 갈 것까지도 없다.
당장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한번 비교해 보자.
지난 9월 24일 시사주간지 <시사IN>이 창간 3주년을 맞아 역대 대통령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1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34.2%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5.3%,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2%로 각각 2위와 2위에 올랐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현직’이라는 엄청난 프리미엄에도 불구 신뢰도는 6.4%로 밑바닥 수준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두환(2.5%), 이승만(2.2%), 김영삼(1%), 최규하(0.9%), 노태우(0.5%), 윤보선(0.3%) 등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이긴 하지만, 현직 프리미엄을 제외한다면 이들과 대동소이하거나 오히려 이들만도 못한 수준인 셈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주요정책 신뢰도가 평균 이하로 조사됐다.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7대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물은 결과 대부분의 정책이 ‘보통’ 이하 낙제점을 얻었다.
한마디로 ‘4대강 삽질’을 잘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미 서울시민들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속전속결로 급조한 청계천 복원사업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익히 알고 있는 마당이다.
매일 한강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45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필요로 하는 청계천, 그로 인해 매년 48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어야 하는 청계천은 환경파괴의 정형적인 인공천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김문수 지사가 참된 정치 지도자라면 국민을 훈계하고, 대통령에게 아첨하기에 앞서 대통령에게 직언하고, 국민 앞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어야 옳다.
그런데 전날 필자가 지적했듯이 ‘광교 신도시’를 대하는 김 지사의 태도를 보면, 그는 국민 앞에서는 오만한 반면, 대통령 앞에서는 한 없이 낮아지는 ‘비굴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출처:시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