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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가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전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40%대였다. 그러나 미디어법 통과 이후 나타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28%로 추락하였다. 아직도 여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으나 추락에 가까운 지지율 하락은 분명 큰 파란이 예고되는 내용이다.
지난 23일 한나라당이 7개월을 벼르고 끝내 통과시켰던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행동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여론 조사는 그 의미를 반영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의 결과는 박 전 대표의 미디어법과 관련한 태도에 대해 보편적으로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직권상정에 처음에는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표결이 끝난 이후 박 전 대표는 '국민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수준'이라며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대해 찬성 의견을 표했다. 이러한 박 전 대표의 알 수 없는 태도 변화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일관성도 없고 명분도 없다'라는 결과가 압도적인 57.1%로 나타났다. 박 전 대표의 직권상정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 선 과정이 미디어법의 내용보다는 자신의 입지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세는 이제까지 박 전 대표가 고수했던 원칙론과 괴리되는 내용으로 비쳐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대구 경북에서조차 박 전 대표의 처신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향후 박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는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불안한 숫자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새롭게 부상하는 잠룡으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한명숙 전 총리가 대표적 인사로서 이들에게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분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결국 현재로서는 압도적 1위로 28%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30%대로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데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와 지지율 1위는 여러 가지 요인이 혼재했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이나 아니면 야당에서조차도 박 전 대표에 대한 흠집성 발언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미디어법 강행 이후 야당으로부터 박 전 대표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난무하는 것은 지지율 하락이라는 여론의 흐름에 편승하는 내용으로서 박 전 대표의 이미지는 향후 훼손될 개연성이 높다고 하겠다.
정치인, 포퓰리즘과 매너리즘
18대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1위권 다툼을 하는 정치인은 현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정치인은 포퓰리즘과 매너리즘을 조심해야 한다. 분명 포퓰리즘은 인기에 영합하는 행태로서 기회주의적 처신의 정치인을 예로 들 수 있다. 반면 매너리즘은 굳어진 버릇이나 타성에 빠진 경우로서 오랜시간 정치를 하는 인사들에서 나타나는 보기 싫은 모습이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석패한 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박근혜 전 대표의 언행은 침묵속에 한마디 발언으로 간결했지만 그 비중과 의미는 대단했다. 그러한 이유는 자신의 원칙론에 부합했기 때문이고 이를 국민들은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디어법 강행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처신은 포퓰리즘으로 반대를 했고 매너리즘에 의한 찬성으로 변신하면서 일관성 없는 정치인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득보다는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지지도가 상승할 때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던 박 전 대표의 향후 입지는 하락하는 지지도에 맞추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궁금해진다. 더욱 조심스러운 언행이 나타날 것이라 여겨진다. 그동안 지지율은 반사이익의 대가였다. 복지부동과 무위도식에 가까운 일정속에 한마디가 그나마 박근혜 전 대표의 추동력에 불과했다.
이제 국민들은 서서히 박 전 대표에 대해 실망감과 함께 냉정함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일관성없는 정치인보다는 책임감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드는 정치인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가만있으면 손해를 안보는 무사안일의 처세보다는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을 국민들은 기대할 것이다. 그러한 자세를 국민들에게 설득력있게 보여주는 태도가 바로 우리가 원하는 정치라 하겠다.